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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과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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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인사이드
    미세증거만으로 범인 검거…미해결 사건 '0'에 도전
    지난 15일 강원지방경찰청은 2007년 10월 발생한 뒤 미궁에 빠졌던 강원도 화천군의 산골마을 노파 살해사건 진범을 극적으로 검거했다. 당시 주민들이 현장을 훼손하면서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한 이 사건의 실마리는 범인이 남긴 타액. 범인은 편지에 우표를 붙이면서 침을 발랐고 여기에 남은 DNA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NFS)이 했다.

    이처럼 미궁에 빠질 뻔한 살인사건이나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 만삭 의사부인 사망 사건, 연쇄살인범 강호순·김길태·유영철·정남규 등 강력사건을 하나로 잇는 키워드가 바로 국과수다. 국내에서 발생한 굵직한 강력사건은 100% 국과수 연구원들의 손을 거친다.

    국과수는 ‘진실을 밝히는 힘’을 슬로건으로 1955년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립됐다. 범죄수사 증거물에 대한 과학적 감정과 연구활동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취지에서다. 2001년 마약분석과가 국제마약기준실험실로 지정됐다. 2004년에는 DNA·마약분야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2010년 8월에는 ‘소(所)’에서 ‘원(院)’으로 승격됐다.

    미세증거 확보 및 분석도 국과수 업무 중 하나다. 섬유·페인트 등 범인 자신도 언제 어떻게 흘렸는지 모를 정도로 미세한 증거물을 확보하는 것이다. 사건현장의 섬유 조각, 담뱃재, 작은 파편 등이 모두 미세증거다. 1970년대 후반 미국 애틀랜타에서 흑인 남자아이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희생자 몸에서 발견된 다양한 종류의 섬유로 붙잡힌 게 대표적인 사례다. 범죄 분석의 권위자인 표창원 경찰대 교수와 유제설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 교수는 함께 저술한 ‘한국의 CSI’에서 국과수 홍성욱 박사를 국내 미세증거물 감정 1인자로 꼽았다.

    혈흔분석도 빼놓을 수 없는 과학수사 기법이다. 영화 ‘도망자’로 유명해진 ‘샘 셰퍼드 사건’으로 널리 알려졌다. 샘 셰퍼드 사건은 1954년 미국에서 젊은 외과의사 샘 셰퍼드가 아내를 참혹하게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12년간 투옥됐다가 풀려난 사건이다. 당시 최고의 법의학자였던 버클리대 생화학·범죄학 교수 폴 커크 박사는 1966년 사건 현장에 있던 수많은 낙하혈흔(수직으로 떨어진 혈흔)이 피해자가 아닌 진범의 상처에서 나온 혈흔이란 것을 입증, 샘의 무죄를 증명했다. 국과수 서영일 박사가 혈흔형태 분석에서 국내 1인자로 꼽힌다.

    DNA 분석도 핵심 과학수사 기법이다. 국내에서는 국과수 한면수 박사가 최고로 평가받는다. DNA 분석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는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강호순은 2006~2008년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들을 잇따라 납치·살인한 흉악범이다. 국과수 연구원들은 강호순이 예전에 입었던 옷에서 핏자국을 찾아낸 뒤 앞서 살해된 피해자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도 국과수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알린 사례다. 서래마을 한 빌라에서 발견된 영아 시신 두 구를 국과수가 부검해 범인을 밝힌 사건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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