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티아라 좋아"…삼성 CEO들 '젊은 소통'
“삼행시 이벤트! 많이 참여해주세요.”(윤진혁 에스원 사장) “제가 좋아하는 걸그룹은 티아라입니다.”(김석 삼성증권 사장)

삼성의 신임 사장들이 임직원과의 ‘젊은’ 소통에 발벗고 나섰다. 자신의 경영철학을 알리는 한편 기업 문화를 밝고 유연하게 만들어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다. 전통적인 현장방문, 사내 방송 출연 등에 그치지 않고 게릴라 데이트에 나서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으로 소통하는 파격적인 시도도 곁들이고 있다.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사내 통합미디어 ‘투데이’ 첫 화면엔 자신의 이름 끝 글자를 따 ‘영(young) 스토리’ 코너를 만들었다. 임직원과 ‘젊은(young)’ 소통을 위해서다. 김 사장이 현장을 돌며 나눈 대화는 모두 이곳에 올린다. 김 사장은 최근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 격려하는 ‘영(young) 폰’도 도입했다.

윤진혁 에스원 사장은 지난 1일 기업형 트위터 ‘야머’(yammer)에 ‘두잉두잉’(Doing Doing)이란 아이디로 소통채널을 만들었다. 눈이 내린 날 ‘운전 조심하라’는 글을 올리자 전국 직원들이 댓글을 달며 화답하기도 했다. 윤 사장은 참여를 넓히기 위해 현재 삼행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게릴라 데이트’ ‘칭찬합시다’ 등의 이벤트도 계획중이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사장님 알고 싶어요’ 코너를 열었다. 한 직원이 좋아하는 걸그룹을 묻자 그는 ‘티아라’라고 답했다. 점심메뉴부터 어린시절 꿈까지 자유롭게 질문하면 김 사장이 실시간 댓글을 달아 궁금증을 풀어준다.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은 현장에서 도시락을 함께 먹는 ‘소통 미팅’을 통해 직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새해 벽두에 여수와 순천 현장을 방문했고 곧이어 보험컨설턴트 리크루팅 콘서트에 참석했다. 취임 직후 회사를 돌며 모든 직원과 악수를 나눈 박준현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최근엔 사내블로그에 활발히 글을 올리고 있다.

박종우 제일모직 사장은 매주 여수, 구미, 오창 등 지방 사업장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설 연휴 땐 한글과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연하장을 만들어 해외 법인을 포함한 전 임직원에게 보냈다.

이동휘 삼성BP화학 사장은 부임 첫날 본사 임직원들과의 회식을 시작으로 각 부서를 돌며 업무보고 회의를 가졌다. 사진과 이름이 빼곡히 적힌 자료를 보며 임직원들을 익히느라 ‘열공’중이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도 지난달 27일 국내외 임원과 부장급을 모두 수원사업장으로 불러 대화를 나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