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27포인트 넘게 하락, 나흘 만에 2000선 아래로 후퇴했다.

외국인이 9거래일 만에 '팔자'에 나섰고, 기관과 프로그램 매물 역시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87포인트(1.38%) 떨어진 1997.45로 장을 마쳤다.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고, 거래일 기준 나흘 만에 재차 2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3차 양적완화(QE3) 관련 실망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약세로 장을 출발했다.

장 초반 매수 우위를 나타냈던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지수는 추가로 하락폭을 키웠고, 끝내 2000선 아래에서 장을 마무리지었다.

외국인이 71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9거래일 만에 '팔자'로 전환했다. 기관도 331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이 416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2000선 수성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물은 오후 들어 다소 경감되는 모습이었다. 차익거래는 장 막판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차익거래는 33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의 경우 1247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1214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대다수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증시 하락에 증권 업종이 3.53% 급락해 가장 큰 폭으로 밀렸다. 기계, 철강금속, 은행, 화학, 금융 업종은 2% 넘게 떨어졌다. 반면 의료정밀, 음식료, 비금속광물 등 일부는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내림세를 나타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한때 114만원까지 올라 장중 최고가를 재차 갈아치웠지만, 이후 상승폭을 줄여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천리는 경영권 분쟁 촉발 기대로 10% 넘게 뛰었다. 그린손해보험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이 회사 이영두 회장 및 계열사 임직원 등 8명을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12.40% 떨어졌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안착 과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시적인 차익실현 국면이 나타났다"며 "시장에선 아직 추세 상승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상반기 계단식 상승 국면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19개 등 290개 종목이 올랐다. 550개 종목이 내렸고 63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