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사업 떼낸다
삼성전자가 TV 및 모니터용 LCD(액정표시장치)를 생산하는 LCD사업부를 떼낸다.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사업 구조조정이다. LCD 사업부는 분사 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을 통해 디스플레이 전문회사로 육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두 회사 간 합병이 마무리되면 연매출 30조원대의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1조6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LCD사업부 분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3월 주총 승인을 거쳐 이르면 5월 초 합병까지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17일께 사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설명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LCD사업부에는 임원 출장보류 지시가 내려졌다.

중대형 LCD를 만드는 LCD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22조6500억원, 영업적자 1조62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0년 대비 11% 줄었고, 영업이익은 1조663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LCD사업부 분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LCD사업부만으로는 수익�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하는 SMD와 합병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사업을 OLED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SMD와의 합병 등에 대해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SMD는 주력 제품인 OLED가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1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LCD사업부가 삼성전자에서 떨어져 나오면 국내외 다른 거래처를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며 “SMD와 합치면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서도 나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측은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