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행세를 하며 같은 중학교 학생들의 금품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른 청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학교 후배를 때리고 노스페이스 점퍼 등을 빼앗은 혐의(공동상해 등)로 중학교 3학년 김모군(1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강모군(15)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양모군(13) 등 5명은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인 점을 감안, 입건하지 않고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할 예정이다. 김군 일행 17명 중 15명은 학교에서 일진으로 불렸고, 재학생과 전학생, 자퇴생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A군(13) 등 8명을 때린 뒤 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군 일행은 군기를 잡겠다며 지난해 4월 같은 중학교 학생들을 폭행했다. 돈이 필요할 때마다 2000~10만원씩 수십만원은 뜯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김군 등 9명은 지난달 4일 후배 A군을 학교 인근 한 빌라의 지하주차장으로 끌고가 집단폭행했다.

A군은 손가락과 코뼈 등이 부러졌고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키가 162~163㎝인 김군은 키가 180㎝대인 A군이 평소 자신에게 인사하지 않고 혼잣말로 욕하는 것을 괘씸하게 여겨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군은 A군을 때린 뒤 노스페이스 점퍼와 휴대폰 가방 등을 빼앗았다.

또 A군을 동급생인 일진들과 일대일로 싸움을 붙이면서 ‘이기면 보내주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번에 검거 된 학생 중 일부는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여학생을 때리고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지난달 입건된 학생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