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서 독립 출범한 팔도 "마늘맛 '꼬꼬면 2탄'으로 신라면 잡겠다"
‘꼬꼬면’의 성공을 계기로 한국야쿠르트에서 독립해 출범한 ‘팔도’가 올해 매출 4000억원, 5년 후엔 1조원의 종합식품업체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성장의 핵심인 라면 부문에선 농심 ‘신라면’을 정조준한 빨간 국물 라면을 다음달 출시한다.

최재문 팔도 사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꼬꼬면과 후속제품을 통해 라면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것”이라며 “올해 라면 부문 2500억원을 포함해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5년 안에 연매출 1조원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법인 분리 이전인 지난해 매출은 약 3500억원이었다.

한국야쿠르트서 독립 출범한 팔도 "마늘맛 '꼬꼬면 2탄'으로 신라면 잡겠다"
팔도는 1983년 한국야쿠르트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만들었던 식품 브랜드로, ‘꼬꼬면’ ‘비빔면’ ‘왕뚜껑’ ‘도시락’ 등의 라면과 ‘산타페커피’ ‘비락식혜’ ‘뽀로로’ 등의 음료 브랜드를 갖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흰 국물로 라면시장에서 ‘꼴찌의 반란’을 일으키며 자신감을 얻은 팔도는 지난달 1일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팔도는 다음달 빨간 국물 라면을 출시, 주류 라면시장 입성을 노린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아 ‘꼬꼬면 2탄’으로만 불리는 이 제품의 컨셉트는 마늘 라면이다. 쇠고기와 야채로 빨간 육수를 우려내고, 면발과 국물에 마늘을 넣어 매운맛을 강조했다. 가격은 꼬꼬면(권장소비자가 1000원)보다 싸게 정하기로 했다.

최용민 팔도 마케팅팀장은 “신제품으로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장기적으론 신라면 시장점유율(2011년 20% 선)의 절반까지 따라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시절부터 일본, 미국, 러시아 등 50개국에 라면과 음료를 수출해 온 팔도는 꼬꼬면을 올해 20개 나라에 수출할 예정이다. 최 팀장은 “향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국가로도 라면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팔도가 음료사업에선 고급 커피사업 등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론 외식사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팔도는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안에 자사 라면을 판매하는 분식점 ‘팔도 누들’을 테스트 매장으로 열었다.

팔도는 꼬꼬면 개발의 주역인 개그맨 이경규 씨와 파트너십을 이어갈 전망이다. 올 하반기 이씨와 공동 개발한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방침이다. 아울러 이날 팔도와 이씨는 ‘꼬꼬면 장학재단’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팔도가 5억원을 종잣돈으로 출연했으며, 앞으로 양측이 꼬꼬면 판매수익금 일부를 더해 기금을 불려나갈 계획이다.

팔도는 한국야구위원회와 올해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CJ, 롯데 등 대기업의 몫이었던 프로야구 협찬사에 식품업체 최초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