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할까 ‘잘’ 하는 것이 중요할까.

세상의 모든 ‘적령기’ 남녀들이 제일 듣기 괴로워하는 질문은 ‘결혼은 언제 할 거니?’ ‘만나는 사람은 있니?’다.

부모님들은 왜 그렇게 딸을 ‘빨리’ 시집을 못 보내서 안달인 것일까? 대학 졸업쯤부터 들어오는 ‘선 자리’ 압박도 모자라 아빠친구 딸들은 왜 그렇게 빨리 결혼들을 해서 사람 속을 뒤집어놓는 것일까? 그리고 왜 ‘먼저’ 결혼한 언니들은 왜 자기는 빨리 결혼했으면서, 우리에게 ‘결혼은 최대한 늦게’ 하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것일까? 우리 부모님들이 간과하고 있는 엄청난 사실이 하나 있다. 결혼은 ‘먼저’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 그리고 ‘결혼 잘하는’ 게 곧 ‘좋은 남자를 만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치료사 섀넌 폭스와 가족법 전문 변호사인 셀레스트 리버시지는 ‘마지막에 결혼하는 여자가 이긴다: 결혼 전 끝내야 할 10가지 인생 공부’라는 책을 통해 제발 일찍 결혼하지 말라는 당부를 매우 분석적으로, 또한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행복하고 성공적인 결혼을 위해 의미 있는 싱글라이프를 보내야 할 여성들에게 인생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과연 결혼을 ‘잘’ 하려면 결혼 전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멋지고, 강하고, 완전한 여자가 되어 망설임과 후회 없이 신부입장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좋은 남자의 기준이야 사람마다 다르니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한 번뿐인 인생에서 불완전한 나와 불완전한 상대가 만나 얼마나 완전한 결혼생활을 이루어낼 수 있느냐다. 그렇다, 나의 불완전함을 알고, 그 문제를 잘 해결했을 때, 바로 그다음에 결혼이라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16년간 이혼 직전에 놓은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 상담하고, 치료했던 저자들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연구결과를 들려준다.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에 따르면, 25세 이후에 결혼한 부부의 이혼율은 전체 이혼율에 비해 절반으로 낮아진다. 특히 30세 가까운 나이에 결혼하는 사람들일수록 결혼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인간의 뇌는 24세가 되어야 완전히 발달한다’는 연구도 있다. 연구결과에서 볼 수 있듯 일찍 결혼한 여자들은 나중에 잘못된 이유로, 잘못된 남자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혼하는 일이 많다. 자기 자신에 대해 알기도 전에 인생의 동반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결혼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서 정확히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도 전에 성급하게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흔히들 ‘소울 메이트’를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하는 자신의 ‘소울’이 뭔지는 알고 하는 말인지 궁금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이고, 어떤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스스로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소울 메이트’를 찾는단 말인가?

이 책은 먼저 여자들이 ‘잘못된 결혼’을 하는 10가지 이유에 대해 짚어보고, 그다음 성공적인 결혼을 위해 ‘싱글 시절에 끝내야 할 인생 공부 10가지’에 대해 설명한다. 할 것도 많아 죽겠는데 무슨 또 공부냐고 얼굴 찌푸리지 마라. 이 책에 나오는 과제들을 다 해결했을 때, 아니 최소한 이것들이 싱글 시절에 한번쯤 돌아보고, 짚고 넘어가야 할 일들이라고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결혼이 성공할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저자들이 들려주는 10가지 인생 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진실된 인간관계 구축을 위해 우정에 투자하고(남편과 여자친구는 전혀 다르다), 평화로운 가족을 만들기 위해 현재 내 가족과의 문제를 해결하며(꼴보기 싫은 집구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는 결혼은 금물),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탄탄한 커리어를 쌓고(‘취집’이라는 말은 입에 담지도 말길!), 스스로 돈을 책임진다(결혼 후에도 캥거루족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또한 행복할 때나 우울할 때나 정서적인 안정을 가질 수 있게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올바른 신체상을 가지고 내 몸을 사랑할 줄 알며, 정서적 ․ 물리적으로 부모님에게서 독립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믿는 신앙을 확립하며, 성(sex)을 존중하고, 흥미진진한 인생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나 ‘남 탓’과 ‘환경 탓’을 하기는 쉽다. 그것이 결혼 실패의 이유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미 결혼하고 후회한 그녀들은 비록 늦었을지라도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