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의 신용등급을 조작해 대출을 받게 해준 저축은행 직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제일저축은행 전 직원 이모씨(43)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씨 등은 제일저축은행 평촌지점(구 안양지점)에서 소액대출업무를 담당하던 2006년7월∼2008년 11월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 136명의 등급을 임의로 올려줘 총 14억4000만원 상당을 대출받게 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출 희망 고객들에게 “대출을 받게 해 줄 테니 그 대가로 수수료를 달라”고 해 이들로부터 총 40차례에 걸쳐 1억545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신용대출에서 대출 차주의 신용상태를 판단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서류인 개인신용등급(CB 스코어) 조회서의 등급을 상향조작하는 방법이었다. 신용등급이 8등급이어서 대출 불가능한 고객 정모씨에게 3등급인 다른 고객의 CB스코어 조회서 2매를 발급받아 인적사항을 오려서 덧붙여 위조해 1000만원을 대출해줬다. 합수단은 또 제일저축은행에 근무하며 알게 된 고객들 명의로 허위대출신청서를 만들어 수억원을 대출받은 혐의(사기 등)로 유모씨(66)도 구속기소했다.

이 은행에서 총무부장 등을 지내고 2000년께 퇴직한 유씨는 당시 관리해오던 주요 고객의 도장 등을 보관해 오다 2005∼2007년 고객 5명 명의의 대출신청서를 위조해 총 5억5000만원 상당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