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들 "희망대로 조만간 아프간 배치"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 해리 왕자가 육군 아파치 공격용 헬기 최고 특등 사수에 뽑혔다.

영국 국방부는 9일 서퍽주 입스위치 인근 훈련소에서 전날 열린 육군 항공대 아파치 헬기 조종사 수료식에서 해리 왕자가 최고 특등 사수(best co-pilot gunner) 상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최고 특등 사수는 한국 육군에서는 헬리건, 한국 공군에서는 탑건에 해당하는 상으로 아파치 헬기에서 조종 보다는 적을 공격하는 최고 사격수에게 수여된다.

해리 왕자는 다른 20명의 수료생과 함께 지난 18개월간 영국, 미국 등을 돌며 아파치 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해리 왕자는 희망대로 조만간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실전에 배치되지 않는다면 헬기 조종사로서의 훈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아프간 전선에 가고싶다는 뜻을 강력히 내비쳤다.

해리 왕자는 탈레반 소탕작전이 한창이던 지난 2007~2008년 아프간에 배치됐으나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소속 부대가 탈레반의 표적이 될 수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10주만에 영국으로 돌아왔다.

해리 왕자는 올들어 아프간 실전 배치에 적응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의 산악 및 사막 지형에서 8주 동안 주·야간 집중적인 훈련을 받았다.

일간 데일리 메일은 최근 해리왕자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적에게 생포돼 고문을 받는 극단적인 경우에 대비해 복면이 씌워지고, 굴욕적인 취급을 당하는 상황 훈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리의 형이자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는 공군 수색 및 구조 헬기 조종사로 복무중이며, 현재 아르헨티나와 영유권 분쟁중인 포클랜드섬에 6주 일정으로 파견돼 있다.

두 왕자의 부친인 찰스 왕세자는 해군 헬기 조종사로 복무했고 찰스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는 포클랜드 전쟁에 헬기를 몰고 참전하는 등 영국 왕실은 군에 자원 입대해 국방 의무를 수행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관행을 이어오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