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화 LPG협회 회장 "LPDi 엔진 車로 LPG수요 늘리겠다"
“2014년이 되면 LPDi(LPG 직접분사)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 본격 양산됩니다. LPG(액화석유가스) 수요를 늘리는 마지막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고윤화 대한LPG협회 회장(사진)은 9일 “현대·기아자동차와 LPDi 차량 상용화 작업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LPDi 엔진은 가솔린 직접분사(GDi) 엔진의 원리를 적용해 주연소실 안에 액체 상태의 LPG를 직접 뿜어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LPG 엔진보다 연료 효율이 10%가량 높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 내구성 테스트에 들어가 연비 주행, 성능 테스트 등을 거칠 예정”이라며 “여기에 300억~400억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환경부 폐기물시설과장, 대기보전국장과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지낸 뒤 2009년 9월 대한LPG협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1월부터는 한국기후변화학회장도 맡고 있다. 대한LPG협회는 2003년 9월 설립됐으며, LPG 수입사인 E1과 SK가스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고 회장은 “해마다 2만~3만대씩 늘던 LPG 자동차가 작년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며 “LPG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우려했다. LPG협회에 따르면 LPG 차량 등록 대수는 2011년 244만5112대로, 2010년보다 1만584대 감소했다. 반면 휘발유차(919만3110대)는 27만8995대, 디젤차(670만4999대)는 22만1576대씩 늘어났다. 그는 “난방용 연료시장을 도시가스 업체에 내준 상황에서 자동차 연료시장마저 밀리게 되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LPG업계는 현재 ‘클린 디젤’을 앞세운 정유업계로부터 정면 도전을 받고 있다. 국회 디젤포럼이 경유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클린디젤 택시 시범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클린디젤택시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25만5000여대로 99%가 LPG를 연료로 쓰고 있다. 고 회장은 “기술 개발을 통해 디젤차의 배출가스가 예전보다 좋아졌으나 여전히 LPG차의 환경성에는 이르지 못한다”며 “디젤택시의 실연비가 LPG의 두 배라는 일방적 주장은 인증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고 회장은 LPG 수요를 늘리기 위해 업계 차원의 다양한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원주택, 노인요양시설이 많아지면서 산기슭 등 LNG(액화천연가스) 공급이 불가능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틈새 지역을 집중공략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LPG의 최대 장점인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다’는 이동성을 활용해 각종 캠핑 장비에 LPG를 결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PG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도 주문했다. 고 회장은 “일본은 국가 에너지 계획에 LPG 분야에 대한 별도 법령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나 한국은 이렇다 할 정책이 없다”며 “지식경제부와 LPG 및 천연가스 균형발전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안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LPG는 북미지역의 셰일 가스 개발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료의 친환경성을 고려해서라도 LPG 사용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윤정현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