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 통상본부장 인터뷰 "中 내수시장 팽창…더 미룰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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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영토 넓히는 정부
한·미 FTA 발효 날짜만 남겨둔 상황…폐기 주장 이해할 수 없어
한·미 FTA 발효 날짜만 남겨둔 상황…폐기 주장 이해할 수 없어
박 본부장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중 FTA는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FTA와 함께 ‘3각 FTA’를 완성하는 마지막 꼭짓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중국 내수시장 확보라는 공세적 측면과 민감품목(농산물) 보호라는 수세적 측면 간 균형점을 찾는 게 협상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FTA를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닌가.
“한국은 작년 중국과의 무역에서 480억달러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이 국가정책을 통해 가공무역 비중을 낮추면서 이 흑자폭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 있다. 대만과 아세안(ASEAN) 국가들은 중국과의 FTA에 한발 앞서 있다. 앞으로 확대될 중국 내수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을 마련할 때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무관세 수출 특혜를 보려는 선진국 기업들이 한국을 중국 수출의 플랫폼으로 삼기 위해 투자도 늘릴 것이다.”
▶올해 선거 정국에서 협상이 제대로 되겠나.
“한·중 FTA는 갑자기 나온 얘기가 아니다. 이미 2005년부터 양국 간 공동연구가 진행되는 등 충분한 사전협의와 공감대가 이뤄졌다. 정부 간 협상을 우선 시작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정치 시즌과 맞물린다고 미루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한·미 FTA처럼 차기 정부가 이어받아 협상을 계속 끌어가면 된다.”
▶농산물 개방에 대한 과도한 보호장치로 한·중 FTA가 ‘속빈 강정’이 될 것이란 지적이 있다.
“민감품목에 무엇을 포함시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준을 개수로 할지, 금액으로 삼을지는 결정해야 한다. 한·중 FTA는 상품 관세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서비스, 투자, 규범 등 포괄적인 분야가 담기게 된다. 비관세 장벽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역애로 요인을 해소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겠다.”
▶민주통합당이 한·미 FTA 폐기까지 주장하고 있다.
“발효를 앞둔 협정을 폐기하자고 주장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한·미 FTA는 철저히 경제논리로 봐야 한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급락하고 있다. 미국 같은 선진 경제권에서 경쟁국에 시장을 내준다면 개도국이나 틈새시장에서도 설 자리를 점차 잃을 수밖에 없다.”
▶한·미 FTA 이달 중 발효는 가능한가.
“협정 발효를 위한 양국 간 이행상황 점검은 90% 마무리됐다. 이달 말 협의를 끝내고 양국이 교환하는 서한에 구체적인 발효 날짜를 담게 된다. 2월 말이냐 3월1일이냐는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할 사항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