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달부터 자동차 보험료가 인하될 전망이다. 인하폭은 2~3%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 인하가 확정되면 2008년 8월 이후 3년반 만에 보험료가 내려간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 의사를 타진했으며 시기와 폭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8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손해율이 많이 낮아진 게 아니어서 인하폭은 소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을 지급한 비율로, 보험료 조정의 중요한 판단 잣대다. 삼성화재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가량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경쟁이 심한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특성상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내리면 다른 손보사도 일제히 보험료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손보사들의 손해율과 실적 등을 바탕으로 보험료 인하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 여부가 결정되는 시기는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실적 확정을 앞둔 다음달 초순이 유력하다.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작년 회계연도에 2조50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6개 대형 손보사의 순이익은 1조51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손해율도 전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12월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74.7%로 전년의 79.9%보다 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정부 차원에서 물가 상승 부담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것도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하폭이 2010년 보험료 인상폭인 3.5%에 근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설과 한파 등으로 손해율이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자동차보험 부문 영업이익도 여전히 적자”라며 “대형사가 보험료를 내리면 온라인 전업사를 비롯한 중소형사의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보험료 인하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