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뒤 억대 보험금을 받아 챙긴 폭주족 4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폭주족수사팀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김모군(19) 등 10대 폭주족을 포함해 39명을 입건,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군 등은 자신들이 구매하거나 빌린 외제 ‘대포차’, 배달용 오토바이를 이용해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를 상대로 사고를 낸 뒤 보험사에 합의금을 요구, 27회에 걸쳐 1억2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송파구 소재 초·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2~5명씩 무리지어 움직이면서 역할을 분담,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 중 이모군(19)은 지난해 12월 선배의 외제 오토바이를 몰다 신호대기 차량을 추돌, 수백만원 상당 수리비가 나오자 인근에서 신모씨(67)가 몰던 택시의 열린 문에 부딪힌 것처럼 사고를 위장해 보험금을 타냈다.

신씨는 이 사고로 일자리를 잃었다 경찰 수사 직후 복직됐다. 김군 등은 아파트단지에서 후진하는 차량 뒤편에 오토바이를 넘어뜨려 놓는 등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내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입원했던 병원이 보험사기를 방조했는지 조사하는 한편 금융감독원, 보험사와 공조해 유사 범죄를 추적 중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