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고 ‘일진회’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학교별 일진회 현황에 대한 첩보수집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일선 경찰서에 하달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오는 13일까지 중학교 3075개교, 16일까지 고등학교 2264개교에 대한 현황조사를 마친 뒤 주 1회 일진회 현황을 점검키로 했다.

전 학교별로 지정한 담당 형사는 주1회 이상 관내 일진회가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됐는지 확인하고 학교·학부모와 협조해 일진회 등 불량서클 회원을 자진탈퇴시킬 계획이다. 일진회 구성원을 상대로 자진탈퇴서를, 보복폭행 사건이나 재범인 경우에는 재발방지다짐서를 받기로 했다.

이번 방침은 정부가 지난 6일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포함시킨 ‘일진경보제’의 일환이다. 표본조사에서 일정점수 이상 나오거나 한 학교에서 일진 신고가 2회 이상 들어오면 경보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경찰청은 지난 6일 경찰에 학교폭력 사건을 신고하거나 상담하면 관할 경찰서장이 즉시 보고를 받고 학교폭력전담팀과 논의해 처벌·선도 여부를 결정하라는 지침을 일선 경찰서에 하달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을 선별해 특별관리키로 하는 내용의 학교폭력가해학생특별관리방안도 마련했다.

특히 일진회 등 폭력조직에 연루된 학생, 학교폭력으로 2회 이상 입건된 학생 등을 특별관리대상으로 꼽았다. 일명 ‘문제학생 명단’은 해당 경찰서가 자체 관리키로 했다. 경찰은 관리대상 학생이 학교폭력 사건에 거듭 연루되면 조사단계에서부터 보복폭행 여부를 조사한다. 경찰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신고를 할 경우 신고 첫 주에는 매일 1회, 이후에도 일정기간 주기적으로 보복폭행을 당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한편 서울 양천경찰서 관할 중학교 교사가 학교폭력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입건된데 이어 서울 강서경찰서에도 최근 담임교사가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을 외면했다는 이유로 해당 학생의 학부모가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선주 기자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