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매각'은 금융권 압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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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재무개선 강요"
금융권 "웅진의 자구책"
금융권 "웅진의 자구책"
채권은행들이 재무개선약정(옛 워크아웃)을 강요해 웅진그룹이 어쩔 수 없이 핵심 계열사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의 압박보다는 웅진 스스로가 그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주력사 매각을 선택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웅진그룹 사정을 잘 아는 재계의 한 관계자는 7일 “웅진그룹과 거래하고 있는 은행들이 1월 중순부터 그룹을 상대로 재무개선약정 체결을 압박했고, 그룹 해체를 우려한 웅진이 어쩔 수 없이 돈이 되는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 재무 담당자들은 대부분 아는 얘기로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웅진그룹은 2007년부터 극동건설과 웅진케미칼을 인수하고,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에 시설 투자를 시작하면서 차입금이 대폭 증가했다. 2006년 말 7.3%이던 차입금 의존도가 2010년 말에는 27.2%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는 웅진에너지 제2공장 설립, 웅진케미칼 소재사업 투자 확대, 극동건설 유상증자 참여로 웅진그룹의 순차입금이 2조6000억원(2011년 9월 말 기준)대로 커졌다.
그러나 금융계 얘기는 다르다. 한 관계자는 “대부분 채권은행들이 웅진의 상황을 우려하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했던 상황”이라며 “웅진의 선택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자구책일 뿐 금융권의 압박과는 상관없다”고 반박했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측도 “웅진이 그렇게 상황이 나쁘지 않은데 웅진코웨이를 팔겠다고 해 놀랐다”며 압박설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웅진이 미래 성장동력인 태양광에너지와 건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생활가전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라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자금 회수 압박을 받고 있는 웅진그룹이 일단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발표하고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웅진그룹은 1980년 출판 사업으로 시작할 때부터 여태까지 시장을 속이거나 꼼수를 써 본 적이 없다”며 “대꾸할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는 6일 일부 언론에서 매각 사실을 보도하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월례회의에서 매각의 불가피성과 진행 상황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내부 동요 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윤아영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