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매달 월급처럼 '꼬박꼬박' 절세에 고수익까지…노후대책 '든든'
‘퇴직 후에도 매달 급여처럼 고정적인 수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은퇴 이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베이비붐 세대의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국내 시장에선 ‘금리+알파’의 수익을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월지급식 상품이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은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받는 형태로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준비하거나 월급 외의 추가소득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국내에선 월지급식 상품이 초기단계에 있지만 해외에선 이미 보편화된 상품 유형이다. 특히 노령화가 가속화한 일본에서는 이미 2003년부터 월지급식 상품에 자금이 몰려 전체 펀드의 64%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일본에선 전체 펀드의 64% 차지

국내에서도 금융시장 위기를 겪고 나서 장기 투자보다는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보수적 고객이 늘어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에 대한 불만과 함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예금만으로는 노후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급격히 확산되는 것도 월지급식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다.

부자 고객들도 월지급식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월지급되는 수익을 단순히 생활비가 아닌 ‘배당’의 개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금액이 오르내림에 따라 일희일비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활용하지 않는 계좌 속 가상의 자금이라는 의미에서 주식투자 자금을 ‘사이버 머니(cyber money)’라고 부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통장 속에서 평가금액만 변동하는 자산 관리가 아니라, 현금배당의 기쁨과 배당된 현금을 어떻게 쓸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월지급식 상품은 PB(프라이빗뱅커)에게도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품명에 반영되어 있듯 월지급식 금융상품은 매월 일정한 현금흐름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가입하는 금융상품이다. 일정한 현금흐름은 은퇴자의 생활자금일 수도 있고, 회사가 직원의 정해진 급여를 지급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또 투자자산의 안정적 관리목적으로 재투자과정의 효율화를 위해서 사용되기도 한다. 월 지급식은 특정한 상품이 아니라 적립식, 거치식 같은 투자의 방법 중 하나로 보는 것이 맞다.

시중에 나와 있는 월지급식 상품은 신탁, 채권, 펀드,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 보험 등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자금을 운용하는 기초자산의 속성을 반영하는 투자형 상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운용되는 기초자산과 상품형태에 따른 상품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발매된 전통적인 의미의 월지급식 상품은 은행의 정기배당형 예금이 있지만, 저금리로 인해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운용사들은 혼합형 또는 주식형 펀드에서 자동으로 매월 인출되는 형태의 월지급식 상품을 개발했다. 투자성과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금 보장을 최대한 추구하도록 설계된 것이 차별화된 점이다.

최근에는 국공채의 안전성과 절세효과까지 더한 채권 포트폴리오형 월지급식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고 금리 하락기에는 이자 이외에 자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으며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없다는 점에서 안전성, 수익성, 편의성을 고루 갖춘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은퇴후 매달 월급처럼 '꼬박꼬박' 절세에 고수익까지…노후대책 '든든'

○월지급식 랩·ELS 등도 인기

과거 일본시장에서 나타난 현상과 같이 고수익이 가능한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상품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브라질 국채를 대상으로 운용되는 펀드나 신탁상품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좀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 인기가 높은 랩어카운트나 ELS 등 기존 상품의 손실 위험을 보완할 수 있는 월지급식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월지급식 금융상품은 은퇴자금인 퇴직금과 같이 목돈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금 규모에 따라 꼼꼼하게 선택해야 한다. 거액자금의 경우 이익금에 대한 종합과세 여부를 감안해 투자대상이 되는 기초자산이나 비과세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주식의 매매차익은 비과세되고, 채권의 경우도 비과세가 가능한 브라질 국채 등이 있다. 보험상품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투자 시 비과세가 가능하다.

월지급식 ELS는 수익이 일정 시점에 한꺼번에 지급되는 기존상품과 달리 매월 지급돼 과세연도 분산효과가 발생해 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을 피할 수 있다. 이 경우 세후 수익률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인 금융상품과 같이 위험과 수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필수적인 고려사항이다. 고수익이 기대되는 상품의 경우 자산가격의 높은 변동성이나 낮은 신용등급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은퇴자금처럼 안정성이 우선시되는 자금이라면 가입자 성향을 충분히 반영한 선택이 필요하다. 투자자의 성향이나 선호, 나아가 분배금의 활용,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 등을 고려해서 1% 내외의 높은 분배금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원금은 유지되면서 분배금을 받을 것인지를 판단해 최적의 월지급식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후 매달 월급처럼 '꼬박꼬박' 절세에 고수익까지…노후대책 '든든'
월지급되는 분배금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분배금은 운용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부분과 원금으로부터 인출되는 부분으로 구성된다. 자금 규모에 비해 월지급액이 적은 경우 운용 실적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이익금이 지급액에 못 미치는 경우 원금이 인출돼 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

원금 감소는 향후 실적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금 축소나 만기 시 원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입금액, 월지급금, 기대수익률이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 wj.cho@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