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터키의 외교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압둘라 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외교관계 격상을 포함한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관계를 외교·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포괄적 협력이 가능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우리 기업과의 제3국 공동 진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터키가 유럽과 아랍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만큼 우리 기업의 아랍권 진출은 물론 원유 수입선 다변화 등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지역경제협력기구인 회교권 경제협력기구(ECO), 흑해경제협력기구(BSFC)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동, 중앙아시아, 북부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교두보다.

두 정상은 또 지난 5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논의했던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체결과 한국의 터키 원전 진출, 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날 회담은 공식 환영식에 이어 정상 내외 환담, 확대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제밀 치첵 국회의장과 면담하고 한국 기업이 터키 기반시설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으며,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터키의 9차 경제개발계획에 포함된 고속도로, 철도 등의 인프라 사업 추진과 IT밸리 내 한국 기업 입주,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신차용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방식(OEM) 및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시장 진출, 농업 생산성 향상 프로젝트 등 양국 기업의 진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한 뒤 한국전 참전비 헌화에 이어 앙카라대에서 ‘젊은 세대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터키는 6·25 전쟁 당시 미국·영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견한 한국의 전통적 혈맹으로 앙카라시에 한국 공원과 석가탑을 본뜬 참전 기념탑이 조성돼 있다. 터키 젊은 세대와의 대화에서는 한국 음식, K팝, 한국어 교육 등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