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에 가까워지면서 상승폭이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업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기·전자 등 올 들어 상승세를 주도한 업종은 이미 지난해 8월 급락 직전 수준을 돌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생겼다. 반면 금융 건설 철강·금속 화학 등의 업종은 코스피지수 대비 반등폭이 작아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들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의 시가총액 대비 보유 비중도 낮아 추가 매수 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12개 업종 지수 대비 반등 약해
코스피지수는 6일 0.79포인트(0.04%) 오른 1973.13에 마감, 2000선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난해 8월1일(2172.31)의 90.83% 수준으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기계 업종과 금융업이 각각 1.36%와 1.14% 오르는 등 그동안 코스피지수 대비 반등폭이 작았던 업종이 이날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최근과 같은 유동성 장세에서는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반등폭이 작았던 업종과 종목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개 업종 지수 중 전기·전자업종과 경기방어주 성격의 내수주를 제외한 12개 업종은 아직 지난해 8월1일 대비 90% 미만에 머물러 반등폭이 코스피지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 지수는 이날 453.72로 지난해 8월1일의 88.23% 수준에 그쳤다. 건설(86.75%) 철강·금속(85.43%) 화학(80.83%) 운송장비(79.63%) 등도 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한 미국과 비교해도 이들 업종의 회복 속도는 느린 것으로 분석됐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금융업종 지수는 지난해 8월1일 대비 94.4% 수준으로 반등했으며 건설업종 지수는 111.6% 수준으로 올랐다. 철강과 화학업종도 미국은 각각 지난해 8월1일의 95.0%와 101.6% 수준으로 올라 국내 동일 업종보다 상승폭이 컸다.
유욱재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실적 측면에서 동일 업종의 국내 기업 주가가 미국 기업보다 뒤처질 이유가 없다”며 “그만큼 국내 기업이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화학 기계, 외국인 매수 여력 크다
화학 기계 조선 철강 등의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여력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화학업종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9.34%를 차지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보유주식 중 화학업종 비중은 각각 5.26%와 8.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의 6.77%를 차지하는 기계·조선업종의 경우 외국인 보유 비중은 3.25%, 기관 보유 비중은 6.22%에 그쳤다.
이 밖에 외국인은 디스플레이 등 IT하드웨어와 건설업종을, 기관은 철강과 정유업종을 시가총액 대비 보유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액 중 IT하드웨어 비중은 3.03%로 시가총액 비중 5.24%에 못 미쳤다. 외국인의 건설업종 보유 비중도 3.35%로 시가총액 비중(4.27%)보다 낮았다.
김낙원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은 분산 투자 차원에서 시장 대비 보유 비중이 낮은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화학 철강 등은 실적도 1~2분기 중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