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벽이 통째로 디스플레이…휴대폰 영상, 터치로 車에 전송
2007년 1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을 처음 공개했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손가락 터치로 폰을 작동한다는 게 신기했다. 터치스크린은 이제 보편적인 기술이 됐다. 5년 후, 10년 후에는 어떻게 달라질까. 스마트 기기용 유리 소재를 만드는 미국 코닝이 최근 미래 비전을 담은 6분짜리 영상(사진)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여학생이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투명한 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만져 날씨를 체크하고 패션 아이템을 보며 어떻게 차려입을지를 생각한다. 승용차에 오른 뒤에는 가방에서 휴대용 기기를 꺼내 터치 한 번으로 차량 스마트 기기에 핑크빛 하트를 보낸다. 아빠가 운전대에 앉으며 이걸 보고 방긋 웃는다.

학교에서는 복도든 교실이든 스마트 디스플레이가 걸려 있다. 스마트 칠판은 손가락 터치나 몸짓으로 작동한다. 학생들은 종이책 대신 스마트 기기를 꺼내놓고 공부한다. 이 기기는 스마트 칠판과 연동한다. 미술시간에는 학생들이 커다란 서피스 디스플레이 주위에 둘러선 채 손가락 터치로 함께 작품을 만든다.

사무실에서는 복도에서 만난 두 직원이 휴대용 기기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수술대 옆에서 휴대용 기기에 저장된 진료 기록을 커다란 디스플레이에 띄워놓고 동료 의사와 상의한다. 디스플레이에는 뇌를 촬영한 사진 등이 손가락 움직임대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야외학습장. 안내원이 선사시대를 설명할 땐 투명 화면에 실물 크기의 공룡이 나타난다. 증강현실 버튼을 누르고 공룡에 휴대용 기기를 들이대면 공룡이 공원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집에서는 거실 벽이 통째로 디스플레이다. 소파에 앉아 손가락으로 명령을 실행하자 공룡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덤벼든다.

코닝의 비전 영상 제목은 ‘유리로 만든 하루’다. 지난해 공개한 제1편에 이어 이번에 2편을 내놓았다. 코닝은 이런 상상이 언제쯤 실현될지 밝히지 않은 채 다양한 유리 소재가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개한 영상에서는 ‘가까운 장래’란 전제하에 거실 유리창이나 화장실 거울이 투명 디스플레이가 되는 모습도 보여줬다.

디스플레이 기술 발달에 따른 미래의 모습을 제시한 건 코닝뿐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19년에 어떻게 달라질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지난해 공개했고, 스웨덴 디자인 회사 tat는 2014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내놓았다. 공통점은 손가락 터치로 기기를 작동한다는 것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