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부터 중국 등으로 공장을 옮겼던 미국 제조업체들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 근로자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해 해외 생산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10년간 미국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은 데다 생산성은 높아졌다. 미국에서 제조하면 ‘메이드 인 USA’를 내세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미국 제조업, 본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포드, 제너럴일렉트릭(GE), 캐터필러 등 미국 제조업체들이 해외생산 비율을 대폭 줄이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속속 컴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제조업이 1960년대 이후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포드 등 미국으로 생산 기지 이전

미국 제조업의 귀환은 대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 포드는 최근 멕시코 공장에서 만들던 픽업트럭을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또 일본, 중국, 인도의 생산량도 줄이기로 했다. GE는 중국으로 내보냈던 온수기 제조사업을 미국 내 루이스빌 공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는 올해 텍사스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굴착기와 광산장비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밖에 수아레즈코퍼레이션, 콜맨, 월풀 등도 미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길 예정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지난해 10월 지역별 생산량 조절을 검토하는 회사 중 중국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비율은 9%로 6개월 전 18%의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생산을 늘리겠다는 회사는 크게 늘었다. 작년에는 10% 정도만 미국 생산을 늘리겠다고 답했지만 올해는 그 비율이 21%에 달할 것으로 비즈니스위크는 전망했다.

이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운송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중국 인건비는 지난 10년간 연 15%씩 상승했다. 미국 고급 가구업체 링컨튼퍼니처를 5대째 운영하고 있는 브루스 코크레인 사장은 “2000년대 초반 중국 노동자의 임금은 시간당 0.5달러였지만 지금은 3.50달러”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으로 운송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운임료는 전년 대비 13%가량 올랐다.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가져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2002년 이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것도 미국에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이 같은 비용들을 합산해보면 미국 내 생산비용이 중국 생산보다 12% 정도 높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미 제조업 ‘제2의 부흥기’ 오나

‘제조업 부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세금 정책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국정연설에서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기업에는 세금 감면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생산하는 업체에는 세금 혜택을 주겠다”며 이전 비용의 20%를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미국 생산이 늘면서 제조업 부문의 고용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2010~2011년 미국 제조업 고용은 2.7%가량 늘었다. 32만8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증가폭이 크다. 올해는 이 부문에서 25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제조업이 다시 부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제조업이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60~1970년대 업체들이 일제히 저임금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미국 제조업은 침체기를 맞았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제조업은 이제 변화의 시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김희경/정성택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