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점퍼만 빼앗던 청소년 10명 검거돼

중·고생 사이에서 ‘교복’처럼 유행하고 있는 ‘노스페이스 점퍼’만 골라 빼앗아온 청소년 1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천원미경찰서(서장 송호림)는 최근 ‘노스페이스(아웃도어)’ 점퍼를 입고 있는 중학생에게 접근, 위협·협박해 빼앗는 수법으로 900만원 상당(점퍼 14벌)을 갈취한 백모군(15·중2 자퇴) 등 10명을 검거해 백군을 구속하고 나머지는 조사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10년 무렵부터 부천지역 중·고등학교 내 ‘일진’으로 활동하다 자퇴한 백군 등 8명은 재학중인 나머지 2명의 학생과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부천지역 중학교 주변을 몰려다니다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고 귀가하는 학생들만 골라 ‘점퍼를 빌려 달라, 안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며 빼앗았다. 이들은 이어 후배 학생들과 인터넷(중고나라 등)을 통해 1벌당 40만~55만원을 받고 중고로 판매한 후, 판매대금은 당시 범행에 공동으로 가담한 피의자들(2~4명)간 균등하게 분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백군 등은 성인 범죄조직을 모방해 유인, 갈취, 장물처분 등 역할을 나눠 학생들을 상대로 그동안 스마트폰과 금품 등을 빼앗아왔다. 겨울을 맞이한 이후로는 고가 점퍼인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은 학생들을 상대로 갈취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학생들은 피의자들이 평소 학교 주변에서 소위 ‘일진’으로 활동하며 학생들이 소지한 스마트폰을 빼앗는 등 범행을 일삼는 일당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 이들이 접근하면 겁을 먹고 어쩔 수 없이 빼앗긴 것으로 알려 졌다.

부천원미서 관계자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노스페이스 브랜드 점퍼가 크게 유행하며 ‘노스페이스 계급’까지 등장하는 등 고가 점퍼를 매개로 한 각종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부천=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