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어학원이 토익(TOEIC)과 텝스(TEPS) 문제를 불법으로 유출해 강의 및 교재자료로 사용했다 검찰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김영종)는 해커스어학원 사주와 대표 등 임직원 5명과 산하 법인 2개를 저작권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6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직원들을 시켜 2007년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ETS의 토익 시험 49회와 07년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울대 언어교육원의 텝스시험 57회 등 총 106회에 걸쳐 상습으로 시험문제를 암기하거나 초소형 카메라 등을 동원해 녹음 및 녹화토록 하는 등 유출시켰다. 독해문제는 각 연구원들이 암기를 부여받은 문제만 외운 후 시험이 끝난 후 바로 인터넷으로 총괄자에게 전송하고, 청해문제는 몰래 녹음한 후 외국인 연구원에게 전송해 문제를 복원하는 방법이었다. 연구원들이 올린 지문과 정답은 각 시험총괄 담당자를 경유해 실시간으로 어학원 웹사이트에 게재 후 익일 아침에 삭제한 다음 교재 편찬에 사용했다. 이들은 자사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는 후기 문장을 최소화하고 법무팀과 기출문제 변형 과정에서 저작권법에 걸리지 않도록 논의하는 등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회사원은 이 어학원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기출문제를 보고 시험에 응시해 단기간에 만점에 육박하는 점수를 받자 일본과 대만 토익위원회는 한국 토익위원회에 해커스어학원 웹사이트를 거론하며 심각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한국토익위원회가 어학원에 문제유출 의혹을 지적하자 어학원은 이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위원회에 문제의 동일성 판단에 필요하다며 문제풀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TS는 어학원의 범행으로 매년 한국인을 위한 특별시험 용도로만 7회차 문제를 별도 개발해 66만5000달러(약 7억4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이 어학원 사주는 2001년부터 국립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무원의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