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도박 빚을 갚으라며 피해자를 인질로 잡고 480만원을 빼앗은 팜모씨(37) 등 베트남인 3명을 검거하고 이들의 주거지에서 사기도박에 이용하기 위해 밀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성 물질을 압수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방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해 국내 체류중인 팜씨 등은 지난해말 시흥시 정왕동 소재 오피스텔에서 일명 ‘마까이’라는 베트남식 카드 도박판을 벌여 피해자인 베트남인 응모씨(38)씨의 빚이 700만원에 이르자 가스총 등으로 응씨를 협박하며 인질극을 벌여 피해자의 매제 등으로부터 480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챘다.
경찰은 피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주거지에서 사기도박에 이용하기 위해 밀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성 원형물질(지름 2.5mm, 두께 0.1mm) 4점을 압수, 전문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정확한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1차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물질은 소량의 방사선이 감지되나 현재 감지된 수준으로는 인체에 유해성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경찰청은 국내 체류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국인간 도박판에서 금품을 강취당하거나 거액의 도박 빚을 지고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있다며 강도?폭력?마약 등의 범죄가 수반될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 도박장이 더 이상 기생하지 못하도록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핵안보 정상회의(G50)에 앞서 위험물질인 방사성물질 밀반입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유입경로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국가간 공조를 통해 유출경로를 차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