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세계 경기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국내 수출 기업들의 이익 감소 우려 등 대내외적인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올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 강화와 손익 관리를 철저히 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선점해 금융영역과 경제영토를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신규 사업 및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계획에 따라 적정 리스크 통제 하에 지난해 확충된 자본을 투자해 조기에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 리테일 고객 기반 확대…수익성 강화

[증권사 CEO에게 길을 묻다⑤]임기영 대우證 사장 "신규·해외사업 적극 확장할 것"
그는 "우선 대우증권의 핵심사업인 리테일 부문에서 고객 기반 확대 및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저금리, 부동산 침체 등으로 개인 금융자산이 2200조원 규모에 달할 정도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HNW(High Net Worth, 고액자산) 고객을 포함한 개인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해 개인 금융자산 및 수익 증대를 이뤄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온 리테일 혁신을 정착시키고 내실을 강화해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Brokerage)와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의 균형 성장을 통한 지속성장 가능한 리테일'을 만들기 위해 리테일사업부문의 혁신을 추진했다. 이에 2011년에는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서도 개인자산 4조원을 순유치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올해는 7조원 순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 사장은 "업계 최고의 리서치, 상품, PB컨설팅, 지점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객에게 토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직원, HNW컨설팅, KDB산은금융그룹 시너지 등 핵심 부문의 역량을 강화해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직원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PB 연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 은퇴컨설팅, 법률, 세무, 부동산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VIP 전문가팀을 확충하고, 이를 통해 종합적이고 심도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HNW 고객에게 제공하고 상품도 보다 세분화된 고객 니즈를 반영해 고객별 최적의 상품을 개발, 공급키로 했다.

◆ 성과 나타나는 해외사업 '박차'

대우증권은 또 지난해부터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해외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 해외 거점의 독자적인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임 사장은 "해외 거점을 현지화하지 못한다면 해외 진출 확대는 헛된 구호에 그친다"며 "현지화된 영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하지만 안정적인 자체 수익 기반이 빈약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독자적인 수익 기반을 먼저 마련한 후 현지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은 그동안 홍콩 현지법인을 아시아 퍼시픽 헤드쿼터(Asia Pacific Headquater)로 삼아 단계적으로 해외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09년부터 본사와 해외 거점들 간의 매트릭스 조직체계를 도입해 주식중개(Equity Sales), 투자은행(IB), 세일즈&트레이딩(Sales&Trading) 등 사업부문별로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수익 창출력을 한단계 끌어 올렸다. 그 결과 홍콩현지법인은 2011년 어려운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도 150억원에 달하는 세전이익을 달성했다. 올해는 세전이익 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홍콩현지법인의 독자적인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1억 달러 규모의 증자를 실시, 자본금을 2억 달러로 확대했다.

대우증권은 2012년도에도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홍콩현지법인에 1억 달러 가량 추가적인 증자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홍콩현지법인 내에 '로컬 비즈니스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 인력 및 인프라를 확충해 홍콩물 주식중개와 홍콩시장 기업공개(IPO), 블록딜 등 홍콩자본시장 기반의 딜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홍콩 증권거래소 회원사 자격을 획득했고 홍콩물 주식 중개를 위한 트레이딩 시스템을 완비했다.

또한 세일즈&트레이딩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홍콩현지법인에 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를 설치, 확대 운영키로 했으며 홍콩현지법인 내에 글로벌 PE(Private Equity)팀을 신설해 자기자본의 일부를 직접 투자키로 했다.

대우증권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신흥 시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해외 네트워크 확대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 증권사는 중국 베이징에 투자자문사를 설립했고 사무소 형태로 운영하던 일본 도쿄 사무소를 영업 활동이 가능한 지점으로 재편했다. 지난해부터 싱가포르에 현지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등 신규사업도 적극 추진

대우증권은 지난해말 1조1000억원의 자본확충을 계기로 해외사업 뿐만 아니라 신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임 사장은 "대형 IB만의 차별적 지위를 활용해 신규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국내 최대 자기자본 및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내부주문집행, 기업여신, 대체거래소 사업 등 대형 IB만이 영위 할 수 있는 신규 사업에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해 신규 수익원을 발굴, 다변화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주요 플레이어(Key Player)로서 입지를 보다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지펀드 시장이 열린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대우증권은 프라임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은 현재 설정액 기준으로 1, 2위인 한국형 헤지펀드의 전담중개업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1일 기준으로 전체 시장설정액 약 3100억원 중 1480억원(48%)으로 절반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성과에 대해 "프라임 브로커리지 비즈니스는 궁극적으로 규모와 인프라의 싸움이기 때문에 외형적인 사이즈나 활용 가능한 리소스가 얼마나 되느냐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대우증권은 외형적으로 업계 최대 규모의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고 증자를 통해서 사용 가능한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 신용공여 부문에서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금융지주 계열사로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타사와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꼽았다.

초기 시장 선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 사장은 "초기 단계에서의 선도적 시장 지위가 후속 헤지펀드들의 거래상대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고려요소로서 향후 선순환 구조로 진입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대우증권의 프라임브로커리지 비즈니스의 업무 영역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우증권은 대체거래소 사업도 주목하고 있다.

임 사장은 "금융당국의 대체거래소 도입 추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면 기존 한국거래소와 경쟁체제가 도입돼 서비스의 질이 개선되고 수수료 체계도 보다 합리화 될 것이며 한국 자본시장의 인프라가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국내 매매결제시스템의 선진화가 촉진되고 금융 소비자의 후생이 증대되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체거래시스템(ATS) 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안 입법예고 직후 사내에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사업성 검토를 진행한 바 있으며 현재 국내 증권사 및 해외 ATS 사업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 투자에 대한 인식 전환…ELS·고금리채권·원자재 실물투자펀드 유망

임 사장은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을 위한 방법에 대해 조언을 아끼기 않았다.

그는 "자산의 증식과 보전을 위해서 예금만으로 준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 계획과 원칙의 수립, 준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수익을 내는 것보다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을 투자의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고 이를 위해 시간의 분산투자인 적립식과 자산의 분산투자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의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과세 및 분리과세 상품 등 절세상품을 활용해 세후 수익률을 높여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가연계증권(ELS), 고금리채권, 원자재 실물투자펀드 등을 투자 유망 상품으로 추천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