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사병 월급 인상"…선심성 공약 경쟁
4·11 총선이 가까워지자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표퓰리즘’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주로 청년과 장년층의 표심을 겨냥했다. 이들 정책이 실현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에 관해 제대로 검토하지 않거나 정부 부처와 전혀 조율을 하지 않은 채 ‘아이디어 차원’의 정책들을 일단 내놓고 보자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재탕’ 공약도 많다.

새누리당(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2일 약속이나 한 듯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의 월급을 대폭 올려주는 방안을 공약으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10만원 안팎에서 40만원으로 올리고, 민주통합당은 매달 30만원의 사회복귀지원금을 적립해 전역 때 지급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를 위해 연 1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올해 직업군인을 제외한 병사(44만명)에게 5285억원의 월급이 책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1조5000억원가량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한 갖가지 공약도 발표되고 있다. 민주당은 300명 이상 기업에 매년 청년을 의무적으로 3% 고용하라고 비율까지 정했으며, 청년 실업자에게 구직촉진수당을 주는 방안도 공약에 올렸다. 새누리당은 중소기업에 취업할 대학생들에게 국가가 80%의 등록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년층을 겨냥해선 직장과 무상보육, 주거복지 등에 초점을 맞췄다. 새누리당은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으로 일괄 맞추는 방안을 총선공약개발본부에서 논의하고 있고, 민주당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월세 대출 이자도 경감해 주거나(새누리당) 전·월세 상한제(민주당)도 공약에 오르내린다. 재탕 정책도 나온다. 병사 월급 인상 공약은 이미 2006년 박근혜 현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시절 내놓았으며, 남부권 신공항은 이명박 대통령의지난 대선 공약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