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된 수수료 체계…가맹점별 수수료로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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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바로보기 (2)
3만원 이하 소액결제 카드사에 손해…중소가맹점도 배려해야
3만원 이하 소액결제 카드사에 손해…중소가맹점도 배려해야
소상공인들이 이처럼 나서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와중에 특히 내수가 위축되면서 카드 수수료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이 대기업 수준만큼 카드 수수료를 내려 달라고 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2%라고 했을 때 1만원을 결제하면 카드사들은 가맹점으로부터 200원(2%)을 받는다. 카드사들은 200원 가운데 150원을 결제대행 업체인 밴(VAN)사에 다시 지급한다. 나머지 50원을 자금조달 비용, 리스크 관리 비용, 시스템 유지 비용 등에 쓴다.
2000만원짜리 자동차를 살 때 카드 수수료율이 2%이면 가맹점 수수료는 40만원(2%)이 된다. 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정액이어서 150원으로 같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이익이 더 많이 남는다. 이익이 커지는 거래에서는 수수료율을 낮춰줄 여지가 생기는 게 시장 원칙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건범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사로서는 3만원 이하 결제는 손해이기 때문에 소액결제를 안 하는 게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연합회의 주장 가운데 계열사 우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한 KB국민 현대 삼성 롯데카드 등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 대해 모두 같은 1.7%의 수수료율을 매기고 있다. 자동차에 대해서도 현대차 쌍용차 르노삼성차 구분 없이 수수료율은 1.7%로 같다.
카드업계는 올 들어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카드 수수료율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의 카드 수수료 체계는 1978년 정부가 업종별로 정한 것이 유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래 당사자 간 협의로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계 최대 카드사인 비자카드는 업종, 매출 규모, 카드 연체율 등에 따라 수수료율 적용 구간을 25개로 세분한 후 다시 환불 발생률, 부정사용 발생률 등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 수수료를 매긴다. 때문에 업종과 규모가 비슷한 두 가맹점도 수수료율이 다르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시장원리를 추구하되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하는 방식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