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글로벌IB 거점 '홍콩법인'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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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헤지펀드 출범을 앞두고 투자은행(IB) 부문 강화를 올해 사업 목표로 내놨다. 그러나 글로벌IB의 전초기지로 불리는 홍콩법인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증권사는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정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네트워크와 경쟁자가 많은 홍콩 자본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부재가 글로벌 증권사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1일 삼성증권은 홍콩법인의 홍콩주식 중개 서비스를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측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해외 사업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수익성'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라며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수 홍콩주식 세일즈 인력들을 한국주식 세일즈 인력으로 전환하고, 리서치 인력 조정 등 후속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력 조정으로 100여명에 달하는 홍콩법인의 직원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예정이다.
글로벌IB를 표방하는 삼성증권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실적부진 때문이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2009년 160억원, 2010년 4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분기당 100억원씩 적자를 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은 수많은 경쟁 증권사들이 있어 생각보다 정착이 힘들다"며 "한국 증권사들의 경우 관련 네트워크가 없어 수익시스템 구축이 어렵다"고 말했다.
때문에 아시아시장으로 들어오는 외국계 자금이 대부분 홍콩을 거치는데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적은 인력으로 홍콩법인 살림을 꾸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50명 내외, 대우증권 26명, 우리투자증권 15명, 한국투자증권 12명, 대신증권 9명 등이다.
이 같이 국내 증권사들의 영세한 규모도 경쟁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회계년도 기준 국내 증권사 해외점포 90곳의 총자산은 약 1조8000억원으로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1조9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직까지 대부분 소폭의 흑자나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대우증권이 활발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은 해외 거점을 현지화하지 못하면 해외 진출확대는 헛되 구호라는 생각아래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다. 주식중개(Equity Sales) IB 세일즈&트레이딩(Sales&Trading) 등 2009년부터 본사와 해외 거점들 간의 매트릭스 조직체계 도입하고, 2010년과 2011년 각각 9000만달러와 1억달러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2억달러 가량의 자본력을 확충했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2011년 150억원에 달하는 세전이익을 달성했고, 올해 200억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확충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홍콩법인의 직원을 2배 이상 늘리고, 최대 40여명 규모의 현지 트레이딩 센터도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운용사가 먼저 진출한 후 증권사가 진출하는 식의 '선(先) 운용, 후(後) 증권' 전략으로 해외영업 경쟁력 및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홍콩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형보다는 내실 위주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선진자본시장인 홍콩에서 성공하려면 우선 현지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며 "외형부터 무리하게 키우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도 "현지화된 영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하지만 안정적인 자체 수익 기반이 빈약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며 "독자적인 수익 기반을 먼저 마련한 후 현지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정현영/한민수 기자 chs8790@hankyung.com
전문가들은 네트워크와 경쟁자가 많은 홍콩 자본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부재가 글로벌 증권사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1일 삼성증권은 홍콩법인의 홍콩주식 중개 서비스를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측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해외 사업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수익성'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라며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수 홍콩주식 세일즈 인력들을 한국주식 세일즈 인력으로 전환하고, 리서치 인력 조정 등 후속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력 조정으로 100여명에 달하는 홍콩법인의 직원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예정이다.
글로벌IB를 표방하는 삼성증권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실적부진 때문이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2009년 160억원, 2010년 4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분기당 100억원씩 적자를 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은 수많은 경쟁 증권사들이 있어 생각보다 정착이 힘들다"며 "한국 증권사들의 경우 관련 네트워크가 없어 수익시스템 구축이 어렵다"고 말했다.
때문에 아시아시장으로 들어오는 외국계 자금이 대부분 홍콩을 거치는데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적은 인력으로 홍콩법인 살림을 꾸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50명 내외, 대우증권 26명, 우리투자증권 15명, 한국투자증권 12명, 대신증권 9명 등이다.
이 같이 국내 증권사들의 영세한 규모도 경쟁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회계년도 기준 국내 증권사 해외점포 90곳의 총자산은 약 1조8000억원으로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1조9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직까지 대부분 소폭의 흑자나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대우증권이 활발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은 해외 거점을 현지화하지 못하면 해외 진출확대는 헛되 구호라는 생각아래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다. 주식중개(Equity Sales) IB 세일즈&트레이딩(Sales&Trading) 등 2009년부터 본사와 해외 거점들 간의 매트릭스 조직체계 도입하고, 2010년과 2011년 각각 9000만달러와 1억달러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2억달러 가량의 자본력을 확충했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은 2011년 150억원에 달하는 세전이익을 달성했고, 올해 200억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확충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홍콩법인의 직원을 2배 이상 늘리고, 최대 40여명 규모의 현지 트레이딩 센터도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운용사가 먼저 진출한 후 증권사가 진출하는 식의 '선(先) 운용, 후(後) 증권' 전략으로 해외영업 경쟁력 및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홍콩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형보다는 내실 위주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선진자본시장인 홍콩에서 성공하려면 우선 현지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며 "외형부터 무리하게 키우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도 "현지화된 영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하지만 안정적인 자체 수익 기반이 빈약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며 "독자적인 수익 기반을 먼저 마련한 후 현지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정현영/한민수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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