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졌던 신흥국 통화 일제히 강세
올 들어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 정반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멕시코 인도 등 15개 신흥국의 화폐 가치가 올 들어 달러 대비 평균 5% 이상 상승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안전자산을 선호하던 투자자들이 다시 신흥국 통화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월 멕시코 페소와 인도 루피 가치는 달러 대비 7%가량 올랐다. 브라질 헤알과 러시아 루블은 6% 상승했다. 반면 유로, 엔, 파운드는 달러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쳤다.

신흥국 증시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신흥국 주가가 급락한 이후 반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MSCI 신흥시장지수는 올 들어 10.2% 상승했다. 지난해 21%가량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절반 이상을 만회한 것이다.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이집트로 25% 상승했다. 펀드정보업체 EPFR은 “지난주(1월23~27일)에만 신흥국 주식과 채권형 펀드에 44억달러의 자금이 몰렸다”며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규모 자금이 유입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FT는 그러나 “통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개입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