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지출 정점…은퇴 앞둔 50대, 건강한 노후 위해 의료비부터 챙겨라
50대는 소득과 지출이 모두 정점을 이루는 기간이다. 은퇴를 앞두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는 마지막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0.8세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평균 퇴직 시기는 55세 전후로 오히려 짧아졌다. 산술적으로 보면 25년가량을 근로소득 없이 살아야 하는데, 이 시기를 준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재무설계를 위해서는 자녀 결혼자금, 자녀 교육자금 등 추가로 지출되는 비용은 비상 예비자금으로 하고 은퇴생활 비용은 노후 준비자금으로 구분해 분류해야 한다. 이때 현금흐름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10년 후에는 재정적 부담이 크며 그동안 쌓아 올린 부분들이 흔들릴 수 있으므로 자금 용도에 따라 나눠 설정해야 한다.

소득·지출 정점…은퇴 앞둔 50대, 건강한 노후 위해 의료비부터 챙겨라
○자산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라

한국인 재테크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부동산이다. 자산은 많은데도 퇴직 후 생활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전체 자산 중에서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적절한 금융자산의 비중은 55세 중반을 기준으로 50% 정도다. 나이가 듦에 따라 금융자산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 좋은데, 이 분기점이 되는 시기가 50대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집 크기를 줄이거나 이사 가는 것보다는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이나 일반 금융회사의 역모기지론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10년의 장기플랜 준비하라

먼저 장기플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30년 이상의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월 고정 사용액과 예비 사용액을 정확히 예측하고 향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창출될 수 있도록 현재 자산을 재조정해야 한다.

두 번째로 투자방식이나 성향에 따라 금융자산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목적자금이 커질 수 있도록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 투자하고 있는 곳의 실태를 파악해 좀 더 안전한 금융권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도 장기적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세 번째, 연금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사실 은퇴 후에도 생활비는 크게 줄지 않는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매월 생활비가 부족하다. 국민연금 수령 나이에 연금보험금이 나올 수 있도록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보험은 매달 꾸준히 납입해 연금을 받는 연금저축과 일시금을 예치해 다음달부터 매월 수령이 가능한 즉시연금보험이 있는데, 50대 이전까지 연금에 대한 적당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즉시연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네 번째, 투자자산에 대한 배분을 적절히 해 안정적이며 수익률은 다소 높게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예금상품으로 비중을 확대하다 보면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성이 다소 떨어진다.

현재 물가상승률에 대비한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이므로 예금상품의 비중은 4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투자상품은 은행예금 이자보다 수익률이 높은 특정금전신탁에 30% 정도 편입하고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안정성이 높은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예금(ELD) 상품과 공모주펀드 등에 30%를 투자해 평균수익률을 높게 가져가야 한다.

다섯 번째, 부동산 투자는 가급적 안 하는 것이 좋다. 투자를 위해 사놓은 비수익형 부동산은 매각하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자산으로 바꿔야 한다. 과거 부동산 전성기를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생)의 은퇴와 현재 주택 보급률을 감안하면 부동산 시장은 추가 상승이 버거워 보인다.

또 부동산은 노후화에 따른 임대수익 축소, 세입자 관리, 추가 임대물건 수리 비용, 상권의 변화로 인한 가치 하락, 각종 세금 등의 문제로 안정적인 투자수단으로 보기 어려워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매달 고정 수입이 나오지 않는 은퇴 이후 시기를 고려할 때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오피스텔, 상가) 외 일부 부동산은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 보유자라면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금융자산은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금융자산은 이자소득 4000만원 초과시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유의해 만기를 다르게 설정하거나 증여한도 내에서 배우자에게 6억원까지 분산해 운용해야 한다. 자녀 결혼 등 일부 지출 예정인 자금은 단기상품으로 가입하고 나머지는 장기상품에 들어 목적자금 규모를 최대화해야 한다.

○50세 이후 나이 앞에 장사 없다

노년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의료비다. 의료보험은 빨리 가입할수록 효과적이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50대가 의료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므로 실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50대 이후 가입할 때는 만기 환급금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순수보장형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소비용으로 가입해 보장받고 나머지 돈은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앞으로 30년 이상을 살아갈 것을 고려해 주요 질환(암, 뇌·심장질환 등) 진단비용과 실손의료보장을 중심으로 기존의 보험을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의 인수 기준이 엄격하므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 보험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50대 노후 대비 재테크 사례

김미래 씨는 강남에서 공인중개사업을 하고 있다. 은퇴 후 노후 생활자금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고민이다. 현재 평균소득에서 총지출을 차감해 보니 500만원 정도는 매달 저축할 수 있다.

10년 동안의 은퇴자금은 안정성 유동성 수익률 등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전체를 적립식으로 구성한다면 유동성이 미흡하고, 안정성만 강조한다면 수익성이 감소하며,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만 설계한다면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상품구성은 안정성과 유동성 측면을 고려해 적금상품에 40%의 비중을 뒀다. 투자 상품 등은 60% 이내로 구성했다.

우선 종잣돈 마련을 위해 매년 적금에 가입해 1년차에 2400만원 상당의 목돈을 만든다. 목돈은 투자상품이나 채권상품 등 고수익성 상품에 투자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시켜 더 큰 목돈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소득·지출 정점…은퇴 앞둔 50대, 건강한 노후 위해 의료비부터 챙겨라
적립식펀드에는 3년 정도를 납입해 투자 효과를 충분히 얻고 적금 납입액과 함께 투자액을 목돈에 편입시켜 더 큰 목돈을 만든다. 이렇게 해서 중간중간 쌓인 목돈을 예금 및 투자상품을 통해 수익액을 늘려간다.

변액연금은 연금개시 시점에는 원금이 보장되므로 안정성이 있고 자산 배분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은퇴자금은 큰 목돈을 만드는 게 목표인 만큼 월 납입액을 10년 동안 꾸준히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품을 분산시켜 평균수익률을 올리고 기간배분을 통해 목돈운용을 한다면 목표금액에 대한 기간 단축도 가능하다.

허현수 기업은행 반포자이PB센터 팀장 hhs3329@ib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