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기성회비 반환’ 판결이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투쟁’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학생들이 다음달부터 대규모 반환청구 소송운동과 함께 반값등록금 시위도 벌일 계획이어서 방학과 함께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등록금 인하 논쟁이 다시 살아날 조짐이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4일 수도권지역 대학에서 전국 국·공립자 대표자회의를 열고 부당하게 쓰인 기성회비 반환청구 소송운동을 대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대련은 “감사원의 대학 감사 결과 평균 12%가량 등록금 인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당수 대학이 동결 내지 5% 미만 소폭 인하에 그치고 있다”며 등록금 인하 투쟁 방침도 밝혔다.

한대련은 기성회비 반환과 등록금 추가 인하를 위해 3월 말 전국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값등록금 대학생 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국·공립대 총장들도 반값등록금을 이유로 연간 8000억원의 추가 예산 지원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총장들은 다음달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국·공립대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국·공립대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예산 추가 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이미 확정됐고 국가장학금 1조7500억원이 책정돼 있기 때문에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대신 국·공립대 총장들에게 기성회제도 폐지 방침을 설명하고 올해 등록금을 최대한 낮춰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기성회비 폐지 등을 담은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