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스티커에 갖다대니…내비게이션이 켜지네!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은 모바일 결제와 금융거래 등에만 쓰이지 않는다. NFC는 기기를 접촉하기만 해도 순간적으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최근 주요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NFC의 이러한 특성에 주목해 이용자 편의성을 끌어올린 기기들을 개발하고 있다.

◆접촉만으로 앱 실행

LG전자가 이달 말 출시하는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 태그’는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NFC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제품이다. 초소형 IC칩이 내장된 스티커인 ‘LG 태그 플러스’에 갖다대는 것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구동시킬 수 있다. 가령 자동차에 LG 태그 플러스를 붙이고 스마트폰을 접촉하게 되면 한번에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킬 수 있다. 앱을 구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 기능을 활성화시킨 뒤 자동차에 비치된 통화용 헤드셋과 연결되도록 할 수 있다. 기존 스마트폰에서는 일일이 앱을 구동하고 헤드셋과 연결해야 했지만 이 제품에서는 스티커 근처에 갖다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잠을 자기 직전 침대 근처에 부착된 스티커에 갖다대면 휴대폰 벨 소리를 끄고 알람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전용 앱을 통해 설정을 바꾸는 방식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구동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커 한 장의 가격도 500원 정도에 불과하다.

소니모바일(소니에릭슨)도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전시회 ‘CES 2012’에서 신형 스마트폰 ‘엑스페리아S’를 공개하면서 ‘엑스페리아 스마트 태그’라는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LG 태그 플러스와 거의 같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소형 토큰 모양의 액세서리를 갖다 대면 미리 설정된 환경으로 스마트폰을 작동시킨다.

◆헤드셋 스피커로 적용 확산

헤드셋 키보드 등 액세서리를 구동하는 데도 NFC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모토로라가 지난달 출시한 무선 헤드셋 ‘모토로라 엘리트 플립’은 일일이 블루투스 기능을 구동해 연결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바로 구동할 수 있다. 무선 헤드셋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던 기기 간 연결(페어링)을 NFC를 이용해 한번에 가능하도록 한 셈이다. 노키아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용 소형 스피커 액세서리 ‘MD-50’도 NFC를 이용해 간편하게 스마트폰과 연결한 뒤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부분인 도킹 스테이션도 과감히 생략했다.

노르웨이 업체 원투터치(one2touch)는 NFC로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 액세서리를 5월께 미국과 일본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랑스 고급 음향기기 전문업체 페롯 등 많은 업체들이 NFC를 이용한 헤드셋과 스피커를 내놓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보편화된 기능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산업 디자인 업체 아이디오(IDEO)에서는 NFC 기능을 활용한 음악 감상 기기를 고안해 최근 공개했다. 이 기기는 안에 NFC 칩을 내장하고 있다. 이용자가 특정 음악에 대한 정보가 담긴 카드를 스피커 위에 올려놓으면 해당 음원을 카드 내 IC칩에서 전송받아 재생하는 방식이다.

NFC 기능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위치기반서비스(LBS) ‘포스퀘어’는 최근 자사 서비스에 NFC 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들이 일일이 발도장을 찍지 않더라도 특정 장소에 설치된 NFC 인식용 칩에 스마트폰을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해당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 기록되는 방식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