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7개 주요 신흥국 중에서 다섯 번째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통화 및 재정 정책의 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27개국의 물가상승률, 신용 여력 등 5개 항목의 점수를 매겨 ‘통화·재정 부양 여력지수(the wiggle-room index)’를 산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지수를 경제성장이 둔화됐을 때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 및 재정 정책을 가동할 수 있는 여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중국 칠레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러시아 페루가 각각 6~8위를 차지했다. 최하위는 이집트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인도 폴란드 브라질 베트남 등이 하위 5개국으로 집계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 국가들의 지난해 평균 예산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에 불과해 선진 7개국(G7)의 8%보다 낮다”며 “GDP 대비 부채 비율도 36%로 선진국의 119%보다 훨씬 낮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공식 정부 부채는 GDP의 27%이지만 지방정부의 대출 등을 포함하면 60%를 웃돌기 때문에 부양책을 실시할 여력이 없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며 “하지만 국영기업들이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중국의 재정은 건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