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대자동차 노사관계는 개선되고 있습니까.” 도요타의 후지이 히데키 미디어담당 부장은 도요타 교대제 방식에 대해 취재를 하기 위해 방문한 기자에게 대뜸 현대차 얘기부터 꺼냈다. 후지이 부장이 도착하기 전 미야타 가요 홍보담당과장도 똑같은 질문을 던졌기에 현대차 질문을 잇따라 하는 그들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2006년과 2008년에도 도요타 취재를 위해 방문했지만 그런 질문을 받은 적은 없었다. 이제 현대차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며 견제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차 노사관계가 지난 2년간 파업이 없었지만 지난해 강성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올해는 노사갈등이 예상된다”고 답변하자 그들은 웃으며 “잘 알았다”고 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며 세계 자동자 판매대수 5위를 차지한 현대차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660만대를 팔았다. GM이 903만대로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폭스바겐(816만대), 도요타(795만대), 르노·닛산(739만대) 순이었다. 도요타와는 불과 2단계 차이로 판매대수도 130만대에 불과하다. 도요타가 4~5년 전만 해도 아예 안중에도 없던 현대차를 이제 경쟁상대로 인식하며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도요타를 방문하기 이전에 한국에서 몇 가지 서면질의를 던졌으나 도요타에서 돌아온 대답은 대부분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민감한 질문도 거의 없었다. “하루근로시간은 소정근로시간 외에 얼마인가” “국가공휴일 휴무 등은 며칠인가” “주야 2교대제에서 주간연속 2교대로 바뀐 배경은” 등이 주요 질문이었다.

마주앉아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질문이나 다소 예민한 질문에 대해선 비켜가기 일쑤였다. 현대차는 이제 국내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와 노동계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요타(아이치현)=윤기설 노동전문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