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기업 신뢰도 턱없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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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시장경제 - 한경 ·KDI·시장경제硏 공동기획
자본주의 신뢰도 중간값 겨우 넘겨
자본주의 신뢰도 중간값 겨우 넘겨
29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개발연구원(KDI)·시장경제연구원과 공동 기획해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시장경제 인식조사에 따르면 시장과 기업 신뢰도가 7점 만점에 각각 3.56점과 3.67점에 불과했다. 이는 100점으로 환산하면 시장 신뢰도는 50.8점, 기업 신뢰도는 52.4점으로 낙제 수준이다.
경쟁 보장과 사유재산권 보호 등 시장경제의 근간이 되는 기본 가치에 대해서는 4.27점으로 중간값인 4점을 넘었지만 이 같은 원칙이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 이익을 일부 사회에 환원토록 하고 수요와 공급에 의해 균형을 찾아가는 가격 기능을 신뢰하기보다는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시장 기능 평가 점수도 4.2점(100점 기준 60.0점)에 머물렀다. 공정한 경쟁과 개인의 소유권 보장, 재화와 서비스의 자유로운 거래 등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수준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뿐 아니라 기업주에 대한 신뢰도도 3.88점(55.4점)을 기록해 중간값인 4점을 밑돌았다. 능력과 노력을 통해 성공한 것이 아니라 불공정 거래를 통해 성공했다는 인식이 많았다. 이 결과 중소기업과 재래시장 상인 보호 등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지하는 정도가 높게 나왔다.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조사에서도 3.74점으로 중간값보다 낮게 나왔다.
이번 조사는 7점을 최고치로 놓고 점수가 높을수록 시장의 자율 기능을 지지하고 정부의 시장 개입에 반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 시장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우되, 그 혜택을 공정하게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