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부활의 샷’을 날린 비결은 무엇일까.

우즈는 그동안 샷 기술의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면에서 불안 요소를 안고 있었다. ‘우즈의 시대는 끝났다’는 동료 선수들과 언론, 팬들의 시선이 가장 부담스러웠다. 우즈는 이 부분을 극복하지 못하면 재기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직시했다. 지난해 11월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12월에 열린 셰브론월드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이 대회는 출전 선수가 불과 18명에 지나지 않아 완벽한 재기라고 보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우즈는 자신이 일곱 차례 우승한 ‘텃밭’ 대회(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를 포기하고 세계 톱랭커가 총출동하는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우즈의 ‘정면돌파’는 적중했다. 사흘 내내 ‘차세대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완승을 거뒀다. 매킬로이가 화려한 샷에도 불구하고 경험 미숙으로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보인 점이 우즈에게 ‘아직은 내가 황제’라는 자신감을 더욱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우즈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프로 데뷔 이후 최상의 몸상태다. 다만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파워가 줄어들자 이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코치 숀 폴리를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즈는 임팩트 순간 머리가 어드레스의 원래 자세보다 10~12㎝ 아래로 내려오는 ‘헤드 다운’으로 파워를 찾았다. 폴리는 “높이 뛰기 전 움츠렸다가 도약하듯이 스윙하기 전 머리를 낮추고 몸을 웅크리면 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퍼트감도 되살아나고 있다. 우즈는 첫날 퍼트 수 34개로 애를 먹었으나 2라운드에서 21개, 3라운드에서 28개로 퍼트감을 되찾았다.

우즈는 프레지던츠컵 마지막 날 스티브 스트리커로부터 퍼팅과 관련한 귀중한 팁을 들었다. 스트리커는 프레지던츠컵 첫날 우즈와 한 조로 플레이했는데 이때 우즈의 퍼팅을 유심히 지켜본 뒤 볼의 위치를 왼쪽으로 조금 옮겨보라고 조언했다.

우즈는 대회 직전 트위터를 통해 “스트리커가 알려준 퍼팅법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해 그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을 시인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