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in FUND] 저평가 하이일드채권…펀드로 투자해볼까
코스피지수가 1960을 넘어섰다. 저점에서 자금을 넣은 펀드 투자자라면 양호한 수익이 날 만한 시점이다. 하지만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오른 탓에 펀드에 돈을 충분히 넣지 못한 사람들은 고민이다. 지금 투자하기에는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가진 투자자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로는 해외 하이일드(high yield)채권 펀드가 있다. 해외 하이일드채권 펀드는 주식과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내 주가 상승기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이일드채권은 말 그대로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을 말한다. 멋진 이름을 달았지만,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아 정크본드(쓰레기 채권)라고 불리기도 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BB+’ 이하 등급, 무디스 기준 ‘Ba1’ 이하 등급 채권이 이에 속한다.
[SAVE in FUND] 저평가 하이일드채권…펀드로 투자해볼까
원금을 까먹을 수 있는 위험한 상품인 것은 맞지만 주식형 펀드보다는 변동성이 낮다. 위험등급은 2등급으로 주식형 펀드(1등급)보다 한 단계 아래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기업들의 체질이 좋아졌지만, 유럽 위기로 채권가격은 낮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펀더멘털에 비해 하이일드채권이 저평가받고 있다는 말은 나중에 시장의 불안심리가 해소된다면 보다 높은 가격에 채권을 팔아 차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듯 하이일드채권은 높은 이자소득과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소득(capital gain)을 함께 추구하는 상품이다.

하이일드 기업의 건전성은 부도율을 통해 알 수 있다. 미국 하이일드채권의 부도율은 2009년 11월 11%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해 지금은 1.5%까지 내려왔다. 김동일 프랭클린템플턴 부사장은 “부도날 기업은 다 부도나고 튼튼한 기업들만 살아났기 때문”이라며 “유럽에서 극단적인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8~10%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금리와 하이일드채권 금리의 차이인 스프레드 지표도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 25일 기준 메릴린치 하이일드 스프레드 인덱스는 6.63%포인트로 25년 평균치인 5.93%포인트를 웃돌고 있다. 이는 안전자산인 국채에 비해 6.63%포인트의 프리미엄을 하이일드에 주고 있다는 것으로, 평균치보다 저평가받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스프레드가 25년 평균치만큼 하락한다면 하이일드 투자자는 그만큼의 채권가격 상승분을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유럽 위기 재부각으로 스프레드가 커진다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지만 스프레드 확대를 투자 기회로 삼을 만하다”며 “지금부터 분할 매수하면 나중에 스프레드가 축소됐을 때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출시된 해외 하이일드펀드들은 최근 1년 수익률이 3~4%로 부진하지만 3개월 수익률은 좋은 편이다. 작년 하반기 유럽 위기 심화로 스프레드가 커졌다 다시 축소되고 있어서다. 26일 기준 3개월 수익률은 ‘피델리티 아시아하이일드 A’가 5.3%, ‘블랙록 미국달러하이일드(H) A’가 4.8%다. ‘골드만삭스 글로벌하이일드 C’는 4.62%, ‘AB 글로벌고수익 A’는 4.42%, ‘프랭클린템플턴 하이일드 A’는 3.54%의 수익을 내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