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3~5년내 깨질 가능성 50%…그리스·포르투갈 탈퇴할 것"

2008년 국제 금융위기를 예언해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미국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28일 현재의 세계경제 위기의 여파가 10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언론 인터뷰와 다보스포럼 토론 등을 통해 유로존 위기 및 세계경제 침체에 관해 암울한 전망을 쏟아냈다.

루비니 교수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경제의 진로에 힘겨운 시간들이 놓여있다"며 "중대한 정책적 전환이 없다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급진적인 개혁이 실행되고 미국이 자국의 채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때까지 세계경제는 지속적으로 흔들릴 것이고 지구촌 인구의 대부분은 생활수준 악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약화되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동의하면서, 2012년 3.3%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IMF의 전망보다 좀 더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국도 성장세 둔화를 경험할 것이며, 미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1.7~1.8%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올해 미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니 교수는 "거시경제와 금융, 재정, 국채, 은행, 규제, 조세 등 여러 분야에서 수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지정학적 정치적 정책적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며 "최대의 불확실성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의 충돌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 핵 문제가 악화되면 현재 배럴 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국제 원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세계경제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업 문제와 빈부 격차 증대로 인한 사회불안이 중동에서 미국, 이스라엘, 인도, 칠레, 중국에 이르기까지 확산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불평등을 줄여야 하며 성장의 초점을 일자리와 기술, 교육, 인적자본 확대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를 비교적 생산성이 떨어지는 금융, 주택, 부동산으로부터 인적자본과 기술, 혁신 등으로 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비니 교수는 "선진국의 경제 회복은 V자형이 아니라 U자형이 될 것이며, 높은 채무 비율로 인해 3~5년 정도 성장률 정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공공 및 민간 부문 부채가 과도하게 쌓인 상황에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10년씩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토론에서 그리스가 1년 이내에 유로존을 탈퇴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로존은 느릿느릿 움직이는 망가진 열차"라며 "그리스뿐만 아니라 (열차에 연결된)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파산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모든 회원국이 유로존에 남아있을 수는 없으며, 그리스와 아마도 포르투갈은 유로존에서 나갈지도 모른다"며 "그리스는 1년 이내에 탈퇴하고 포르투갈은 좀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앞으로 3~5년 내에 유로존이 깨질 가능성은 50%"라고 전망했다.

(다보스<스위스>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