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끝모를 추락' 3분기 연속 적자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3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애플 등에 밀려 스마트폰 매출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노키아는 “지난해 4분기 10억7000만유로(1조5700억원) 적자를 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에 비해 21% 감소한 100억유로에 그쳤다. 적자 규모는 시장의 전망치를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노키아가 9억300만유로의 손실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 등 휴대폰 판매가 급감한 탓이다. 휴대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 총 1억1350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노키아 자체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심비안폰 매출이 저조했다. 심비안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31% 감소한 1960만대에 그쳤다. 애플의 아이폰뿐만 아니라 중국 화웨이, ZTE 등이 내놓은 저가 휴대폰에도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40%를 웃돌던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23.9%까지 급락했다.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후 반토막이 난 셈이다.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 OS를 탑재한 윈도폰 ‘루미아’ 시리즈로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루미아는 유럽과 일부 신흥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량은 13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티븐 엘롭 최고경영자(CEO)는 “루미아 800, 루미아 710을 출시한 데 이어 곧 루미아 900도 내놓을 계획”이라며 “윈도폰으로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노키아는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리스토 실라스마를 내정했다. 실라스마는 45세로 보안소프트업체 F-시큐어 CEO와 통신업체 엘리사의 회장을 겸하고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