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보기 힘든 ‘골프 황제’들의 동반 맞대결에서 그들만의 골프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롤러코스터’처럼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펼쳤고 ‘과거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찬스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집중력 있는 골프를 했다. ‘현재의 황제’ 루크 도널드(영국)는 시종일관 안전위주로 플레이를 펼치며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골프챔피언십’(총상금 270만달러)이 열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파72)에는 첫날부터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황제들의 티샷은 10번홀(파5·582야드)부터 시작했다. 우즈의 첫 티샷은 페어웨이 우측 벙커로 들어갔다. 매킬로이는 왼쪽 러프, 도널드는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도널드는 100야드 지점에서 웨지샷으로 1.8m 버디 찬스를 만들었으나 놓쳤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파를 세이브했다.

11번홀(파4·417야드)에서 우즈의 티샷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 떨어졌고 매킬로이의 볼은 페어웨이 우측 벙커에 빠졌다. 우즈는 찬스가 오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138야드 지점에서 두 번째 샷을 4.5m 지점에 떨궈 버디를 낚았다.

매킬로이는 112야드 지점에서 더 가깝게 볼을 세워 버디를 잡았다. 도널드는 티샷이 우측 나무 사이로 떨어져 간신히 파를 잡았다. 한 번 상승세를 탄 매킬로이는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갔다. 12, 13번홀에서도 버디를 노획하며 3개홀 연속 버디로 단독선두가 됐다. 그러나 14번홀에서 고약한 라이의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17번홀(파4·483야드)에서도 보기를 하며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우즈는 18번홀(파5·567야드)에서 ‘2온’에 성공하며 홀에서 멀지만 이글 찬스를 만들었다. 첫 퍼팅을 홀 90㎝ 옆으로 보냈으나 버디퍼트마저 홀을 외면하며 ‘3퍼트 파’에 그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매킬로이는 1.5m 버디를 추가했다.

8개홀 연속 파행진을 거듭하며 안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던 도널드도 이 홀에서 자신의 시즌 첫 버디를 기록했다.

10번째홀인 1번홀(파4·405야드)에서 우즈는 두 번째 샷으로 깃대를 맞혔으나 파에 그쳤고 상승세를 탄 도널드는 연이어 버디를 추가했다. 2번홀(파5·600야드)에서 매킬로이는 버디를 추가하며 3언더파로 다시 선두로 부상했다. 우즈는 4번홀(파3·174야드)에서 버디를 더했다.

13번째홀을 마친 오후 4시 매킬로이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우즈와 도널드가 각각 버디 2개로 2언더파를 기록 중이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12, 13번홀을 보기와 버디로 교환한 다음 18, 19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13번째홀까지 2언더파를 치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