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메라, 순간 가속력 탁월…주행 안정감·코너링도 만족
S350, 가솔린 수준 정숙성…단정·스포티함 동시에 갖춰
여기 럭셔리 세단이 두 대 있다. 1억2000만원의 가격과 디젤 차량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각 뚜렷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명실상부한 최고급 세단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350 블루텍과 스포츠카의 DNA를 머금은 포르쉐 파나메라 디젤. 각기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자랑하는 만큼 이 가격대의 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은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한 선택지이기에 두 모델을 차례로 시승해봤다.
많은 남성들의 드림카인 포르쉐의 파나메라는 패밀리카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모델이다. 4인승의 널찍한 공간과 디젤의 연비효율, 스포츠카 특유의 드라이빙 감성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연비. 파나메라 디젤의 국내공인 연비는 11.8㎞/ℓ다. 업체 측은 한 번 주유로 서울~부산 왕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는데 실제 주행해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80ℓ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고 500㎞를 달렸는데 연료 게이지는 중간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차에 탑재된 3.0ℓ V6 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56.1㎏·m의 성능을 갖췄다. 그만큼 초반 순간 가속력이 경쾌했고 8단 자동변속기는 신속한 변속으로 힘들이지 않고 200㎞/h에 도달했다. 220㎞/h부터는 가속이 더뎠고 최고 속도는 242㎞/h였다. 주행안정감 정숙성, 도로를 움켜쥐고 돌아나가는 짜릿한 코너링 등 모든 부문에서 흠잡을 데가 없었다.
문제는 뒷좌석이었다. 뒷좌석 승차감이 앞좌석보다 나빴다. 딱딱한 시트는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날 때 탑승객에게 불편함을 줬다. 장시간 타면 피로감이 클 것 같았다. 4인승인 건 맞지만 좌석 가운데 암레스트가 있어 4명 이상은 절대 탈 수 없다는 점도 거슬렸다.
이 점에서 벤츠 S350 블루텍은 확실히 우수했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안락함을 느꼈다. 뒷좌석에 가로막는 것이 없어 5명도 탈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확실히 포르쉐가 경쾌함에 방점을 뒀다면 벤츠는 정숙성과 안정감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진 성능도 포르쉐보다 약간 우수했다. 최고출력은 258마력, 최대토크는 63.2㎏·m였고 포르쉐보다 낮은 rpm에서 놀았다. 연비도 12.6㎞/ℓ로 높았다. 하지만 가격은 1억2650만원으로 포르쉐보다 400만원 정도 비쌌다.
디젤 엔진의 종가답게 가솔린 수준의 정숙성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는 실내에 국한될 뿐, 차 밖의 보행자들은 이 차가 디젤 엔진 모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정도로 엔진소리가 컸다. 이 모델의 강점은 신사와 같은 단정함과 스포티함을 함께 갖췄다는 것이다. AMG 범퍼와 19인치 스포크 알로이 휠, 켈리퍼 브레이크와 대용량 브레이크 디스크 등 AMG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 시간도 7.1초로 파나메라 디젤(6.8초)보다 0.3초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고속주행 안정성은 포르쉐보다 덜했다.
두 모델 모두 정숙성이나 효율성, 성능 등에서는 막상막하였다. 하지만 디자인이나 차 자체에서 뿜어나오는 매력은 분명 포르쉐가 앞섰고 뒷좌석 승차감은 벤츠가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30대의 관점일 뿐, 이 가격대의 차를 살 수 있는 40~50대 소비자들은 포르쉐보다 벤츠의 위엄있는 디자인을 선호할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분명한 건 자신의 성향을 고려해 선택한다면 두 모델 모두 최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