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탄산음료 업계가 정부의 탄소세 도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음료 제조에 필요한 탄산가스를 생산하는 화학업체들이 탄소세 부담으로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호주 탄산음료 업계가 성수기인 여름을 맞았지만 팔 물건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지금 여름철이다. 호주에서 보통 여름 한 철에만 약 32억호주달러(3조7900억원)어치 탄산음료가 팔린다.

음료 생산 차질은 탄산가스 등 원료 부족 때문이다. 호주 정부는 작년 11월 탄소세 도입을 결정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1t당 23호주달러의 탄소세가 부과돼 기업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탄산음료 업체들에 가스를 공급하는 일부 업체들은 작년부터 생산을 줄여왔다. 오리카는 작년 8월부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설비로 교체하기 위해 조업을 중단했다. 지난 3일 생산을 재개했지만 생산량은 다음달께야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진에너지는 설비 개선을 위해 올초 가스 생산을 중단했다.

탄산음료 업체도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호주 탄산음료 업계 2위인 슈웹스 오스트레일리아는 작년 12월15일부터 회사의 전체 생산량 중 30%를 담당하는 빅토리아 공장의 생산을 줄였고, 1월 초 아예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호주 업계 1위인 코카콜라 아마틸을 다음 피해자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클 놀런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애널리스트는 “원료 공급 차질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