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韓食 '마드리드 퓨전' 사로잡았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알칼라 길에 있는 ‘카지노 데 마드리드’ 2층. 23일(현지시간) 저녁 8시30분, 세계 각국에서 온 요리사, 관련업계 최고경영자(CEO) 등 130여명이 몰려들었다. 주제는 ‘한식으로의 초대’. 이날 만찬에는 육회 두부선 등 9품 전채, 잡채, 궁중 해물 신선로, 비빔밥과 별미찬 등의 8가지 코스 메뉴가 제공돼 참석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만찬에 참석한 마이크로소프트 전 기술총책임자이자 요리책 ‘모더니스트의 요리’ 저자 네이선 미르볼드는 “굉장히 균형 있는 코스요리였다”며 “특히 신선로가 훌륭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세계적인 음식축제 ‘마드리드 퓨전’의 공식 환영만찬 자리였다. 해마다 주빈국이 선정돼 환영만찬과 함께 그 나라의 요리를 집중 소개하는데, 호주(2010년) 싱가포르(2011년) 등에 이어 올해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된 것.

이번 환영만찬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대한민국 조리명장인 이병우 롯데호텔 총주방장의 지휘 아래 한식당 무궁화 조리팀이 코스 메뉴를 준비했다. 전채부터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한식을 코스요리로 구성, 거부감이 없도록 하되 한국적인 색채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한식재단이 최근 발간한 ‘서유럽 한식당 가이드 2012’도 함께 소개됐다. 총 5권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국가에서 운영 중인 한식당 정보를 담고 있다.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마드리드 퓨전의 주빈국이 된 것을 계기로 대중가요, 드라마뿐 아니라 음식에서도 한류 열풍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루르데스 플라나 베히도 마드리드 퓨전 사무국장은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한 데 대해 “마드리드 퓨전은 언제나 새로운 나라와 요리를 소개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한식은 전 세계적으로 건강하고 자연적인 음식을 추구하는 최근 경향에 맞는 음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마드리드 퓨전의 대주제는 ‘발효음식’으로, 한국은 한식의 과학적인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한식은 건강식’이라는 점을 단순히 전달하기보다 각종 연구결과를 소개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24일에는 세계김치연구소와 부산대가 콘퍼런스를 열고 김치의 유래와 조리법, 기능성에 대한 연구 결과 등을 발표했다. 25일에는 임정식 정식당 대표 겸 총주방장이 ‘한국의 감칠맛, 콩의 발효’를 주제로 강의한다. 이 밖에 상훈 드장브르, 임지호 씨가 한국을 대표하는 셰프로 초청돼 세미나를 연다.

한식재단은 행사가 끝나는 26일까지 장아찌 김치 장류 등 발효음식을 시연하고, 시식 기회를 제공하는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양일선 한식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벨기에에서 테스트마켓을 여는 등 행사를 앞두고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는 발효음식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마드리드=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