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과 날줄] 영화산업 '흥행모델' 개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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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관객 예상치의 20%
직관적 감으로 판단…오류 범해
체계적 방법 도입해야 지속발전"
나운봉 < 경희대 교수·경영학 >
직관적 감으로 판단…오류 범해
체계적 방법 도입해야 지속발전"
나운봉 < 경희대 교수·경영학 >
영화산업 발전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영화를 이해하는 관점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무려 280억원이나 투자된 ‘마이웨이’는 영화 전문가들이 관객 1000만명을 동원한 ‘해운대’ 정도급 영화로 생각했지만 실제론 200만명 정도의 보통영화로 나타났다. 왜 이런 예측 오류가 생길까. 지난해 여름시즌을 공략했던 ‘7광구’도 기대했던 만큼의 관람객을 동원하지 못했다. 그러나 흥행할 것 같지 않았던 ‘써니’라는 영화는 기대 이상의 흥행을 가져왔으며, ‘활’ 또한 전문가들의 기대 이상으로 흥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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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전문가의 직관적인 감과 비체계적인 방법에 의한 흥행력 판단에서 오는 오류를 줄여 나가야 한다. 물론 영화라는 산업 자체가 소프트웨어의 한 분야이고 문화이기 때문에 획일적인 방법에 의해 예측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문화활동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영화는 하나 하나가 제품인 것이다. 관객들은 더이상 어제의 어리숙한 소비자가 아니다. 그들은 기존의 재미있는 많은 영화를 머리에 담아두고 있고 그들 나름의 판단에 의해 영화를 선택한다. 영화 전문가들은 영리한 관객들의 머리와 싸워야 하는 것이다. 관객의 수준이 높아졌는데 여전히 전문가의 감만으로 흥행 예측을 한다면 번번이 실패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좀더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관객을 분석해야 한다. 전문가의 직관적인 감과 과학적인 방법의 절묘한 조화가 한국 영화의 또 다른 지속적 발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 같은 접근과 사고방식은 실제로 기존의 많은 다른 산업 카테고리에서 이해되고 사용되는 보편화된 것이다. 단지 영화 산업 자체의 특수성 때문에 시간적으로 조금 늦어진 것뿐이다. 이제부터라도 체질을 조금씩 바꾼다면 영화산업의 ‘고민 아닌 고민’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또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바람에 영화가 당당히 일익을 담당하는 길이기도 하다. 영화산업도 이제 체질을 바꿔야 할 때이다.
나 운 봉 < 경희대 경영학 교수 wbna@kh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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