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립던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시간이지만, 한동안 집을 비울 생각을 하면 걱정이 앞선다. ‘빈집털이’의 공포 때문이다.

특히 연휴엔 문앞에 우편물이나 신문 등이 쌓여 ‘빈집’임을 드러내기 쉽기 때문에 해마다 연휴엔 좀도둑이 기승을 부린다. 과거엔 이를 막기 위해 집안에 라디오나 TV를 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연출하거나 이웃에 우편물 처리를 부탁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내 집 보안’의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보안이다. 일부 통신사와 보안업체들은 집안에 CCTV를 설치하고 집 주인의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 집 상황을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핸드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 카메라를 특정 장소에 설치할 수도 있지만 로봇청소기 등에 부착해 집안 구석구석을 보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서비스들은 단순히 영상 열람만 하는 게 아니라 도둑이 침입하거나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잡히면 열 감지 센서가 작동, 사용자에 바로 문자로 상황을 통보해주는 기능도 있다.

가스밸브나 집안 조명 걱정도 밖에서 해결할 수 있다. 명절 기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스밸브나 집안의 조명을 원격으로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해졌다. 에스원 관계자는 “집안 불을 완전히 꺼놓으면 빈집임을 알리기 쉽기 때문에 때에 따라 켰다 껐다를 반복해주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며 “가스 누출이 일어나거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바로 상황이 통보되기 때문에 안전을 걱정하는 가정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전문업체들의 서비스도 더욱 진화하고 있다. 과거 경비원이나 이웃에게 부탁했던 우편이나 택배물도 이제는 업체들이 대신 수거, 보관해준다. 또 과거엔 반드시 방범 장비를 집안에 설치해야 했지만 최근엔 와이파이를 이용해 간편하게 보안 감시, 출동하는 서비스도 출시됐다.

보안업계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명절 기간 중 도난사고 발생 빈도는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수 카메라를 이용해 집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후 범행을 하는 등 도난 수법 역시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며 “IT 기반의 보안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