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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누리상품권? 환전 힘들어"…재래시장서 겉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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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리포트

    고령상인들 환전방법도 몰라
    "싸게판다" 상품권깡 기승…재래시장 활성화 취지 무색
    “온누리상품권 말이우? 현금으로 바꾸기가 어려워. 은행에 가져가도 이틀 뒤에나 현금으로 해줘. 우리는 현금이 필요할 때가 많은데….” 지난 19일 오전 9시께 서울 남대문시장 여성속옷전문점에서 만난 양모씨(49)는 온누리상품권 얘기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신용카드처럼 수수료를 떼진 않지만 환전 과정이 까다로워 상품권을 받는 게 썩 내키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장 입구에 붙어있는 ‘온누리상품권을 환영합니다’란 현수막이 무색해진다. 다른 여성의류전문점을 운영하는 조모씨(49)는 “쉽게 쉽게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힘들게 해놨다”며 “은행에 온누리상품권 취급점 등록을 하려고 해도 우리같은 시장 상인에겐 너무 복잡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남대문시장 내 점포 1만1000개 중 상품권 가입 점포는 1681개(15%)뿐이다.

    2009년 7월 재래시장을 활성화하려고 중기청이 도입한 온누리상품권이 이처럼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전국 가맹 재래시장은 937개. 2009년 200억원이었던 온누리상품권 발행액은 2010년 900억원으로 급등했다. 서울에 있는 재래시장 300여개 중 110개 재래시장이 참여했지만 상인 전체가 참여하는 재래시장은 43개(39%)에 불과하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까다로운 환전 과정 등으로 기피하는 것이다.

    시장 사업자들은 상품권을 지정된 금융기관에서 환전하는데 하루나 이틀 뒤에나 가능하다. 빠른 ‘현금 회전’을 원하는 상인들이 상품권 받길 꺼리는 이유다. 환전 은행도 다양하지 않다. 중기청이 지정한 서울지역 환전은행은 기업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우체국 등 네 군데다. 유송숙녀복상가에서 가방을 판매하는 나연숙 씨(61)는 “한창 바쁠 시간에 멀리 떨어져 있는 지정 은행에서 환전하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60~70대의 노점상들에게 상품권은 ‘그림의 떡’이다. 남대문시장에서 식탁보를 파는 노점상 박모씨(75)는 “온누리상품권이고 신용카드고 다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유를 묻자 그는 “실은 안 받는 게 아니라 못 받는다”고 털어놨다. 상품권을 받아도 어떻게 환전할지 막막하다는 얘기였다. “43년 동안 그런 거 없이 잘 살았어.”

    그나마 서울 통인동에 있는 통인시장과 같은 곳은 사정이 나았다. 수산물을 팔고 있는 한모씨(60)는 “신용카드는 안 받지만 온누리상품권은 받는다”며 “시장상인회에서 현금으로 바꿔준다”고 소개했다. 통인시장 점포 74개는 100% 온누리상품권 가맹점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지 않고 액면가보다 싸게 팔아 현금으로 바꾸는 ‘상품권깡’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사이트와 온라인 카페에서는 설명절을 앞둔 최근 며칠간 온누리상품권을 판다는 게시글이 크게 늘었다. 대개 ‘상품권 20만원어치를 17만~18만원에 판다’는 내용이다.

    이정욱 시장경영진흥원 사업지원팀장은 “온누리상품권을 취급하는 은행이 많지 않아 시장 상인들이 현금화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올 상반기 중으로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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