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4G)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열렸지만 이동통신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LTE시장 확대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를 올해 하반기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통신료 인하와 LTE 네트워크 신규투자, 마케팅 비용증가 등의 부정적인 요인들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통3사들은 지난 4분기 실적부터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강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통신 업종의 영업이익은 8416억원(SK브로드밴드 포함)으로 컨세서스(시장 평균 추정치)를 8.9% 밑돌 것"이라며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요금 인하의 영향으로 인한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TE폰을 통한 수익이 반영되기도 전부터 이미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는 것.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이통사별 예상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KT가 전분기보다 2000억원 이상 감소한 3491억원,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4506억과 672억원 수준이다.

오성권 교보증권 연구원은 "가입자 유치 경쟁 과열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와 기본료 인하에 따른 매출 감소, LTE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의 영향으로 통신 3사의 수익성은 모두 전 분기 대비 하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교보증권은 이날 이통3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SK텔레콤은 기존 20만7000원에서 18만원으로, KT는 5만15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렸고 LG유플러스도 8700원에서 8000원으로 낮췄다.

LTE폰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도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오 연구원은 "높은 ARPU를 제공하는 LTE 가입자 증가가 기본료 인하에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가입자 확보를 위한 프로모션이 지속될 경우 LTE 가입자의 ARPU 하락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강 연구원 역시 "LTE가 통신 업종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그 기회 효과가 대단하지 않고 위험 요인 역시 존재한다"며 LTE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 심화와 망중립성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LTE시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TE 확대를 위한 단기적 비용 상승보다 ARPU 증가에 따른 미래 수익성 개선에 시장은 더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으로는 LTE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 사업 기반을 마련할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가 측면에서는 ARPU 증가 기대감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중국의 통신주는 이익 부진에도 ARPU 강세를 재료로 삼아 1년 동안 32% 상승했다"며 "단기적인 실적 약세에도 불구하고 ARPU 증가 기대감이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