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후 증시] 지기호 "2월까지 꾸준히 상승…최고 2026"
"코스피지수는 2월까지 점차 상승해 최고 2026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긴축 완화 기대로 화학, 정유, 자동차, 증권 업종이 계속 시장을 주도할 전망입니다."

한경비즈니스 선정 2011년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기술적 분석 1위를 차지한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상무)은 코스피지수가 다음달까지 중국과 미국 모멘텀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상승, 2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의 박스권이 1900∼2026 구간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지 상무는 1995년 신영증권을 통해 증권업계에 입문, 증권맨 생활 17년째를 맞고 있다. 매해 베스트 애널리스트 기술적 분석 부문 1, 2위에 단골로 오르는 실력자다.

◆ "유럽 영향력 축소…中 관련주가 주도"

지난 20일 코스피지수는 오는 23, 24일 설 연휴 휴장을 앞두고 1940선을 탈환해 장을 마감했다.

이달 30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란 굵직한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틀간의 휴장은 투자가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 상무는 설 연휴 이후 단기적으로 혼조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증시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는 30일 EU 정상회담과 함께 2월 프랑스(359억유로), 이탈리아(531억유로), 스페인(145억유로) 등 유럽 주요국 국채만기가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만큼 유럽 이슈를 등한시 할 수 없지만 그 영향력은 점차 약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 긴축 완화 기대가 확산되면서 대중국 관련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국내총생산(GDP)상 교역 규모 면에서 중국과 미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을 증시도 점차 반영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00년부터 10년간 통계상으로 설 이후 화학, 기계, 자동차, 섬유·의복, 비금속, 철강 등의 중국 관련주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웃도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 상무는 "지난 9일 원자바오 중국 주석의 '증시에 대한 믿음을 높여야 한다'는 발언이 춘절 효과와 맞물려 국내 증시에서 증권, 화학, 정유 등으로 주도주가 바뀌고 있다"며 "경험상 증권주가 강한 시기엔 시장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 장기 잣대는 엘리어트 파동이론…"2015년엔 코스피 3000 간다"

지 상무가 장기적으로 증시를 전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는 엘리어트 파동이론이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주가가 상승 5파동과 하락 3파동을 거치며 끝없이 순환한다는 이론으로, 1939년 미국의 회계사인 랄프 넬슨 엘리어트가 발표했다.

[연휴 이후 증시] 지기호 "2월까지 꾸준히 상승…최고 2026"
이를 적용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코스피지수가 19년 가량의 격차를 두고 장기 관점에서 사이클이 거의 흡사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어 신뢰할 만 하다는 평가다.

우선 2007년 서브프라임 쇼크 당시 코스피지수의 충격과 1987년 블랙먼데이 폭락 구간의 그래프 추이가 유사하고, 2011년 한국 저축은행 영업정지 및 미국 신용등급 하향 등에 따른 급락 구간과 1989∼1990년 미국 저축대부조합 부실 당시 하락 구간 흐름도 겹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비춰 이후 올해 코스피지수는 12개월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RB) 1배인 1750을 저점으로 점차 상승세를 이어가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 상무는 "엘리어트 파동이론상 코스피지수가 현재 가장 강력한 상승 파동인 세 번째 파동 구간을 겪고 있다"며 "현재 파동의 목표치는 2026으로 2월 말 혹은 3월초께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이후에도 중장기 관점에선 오름세가 꾸준히 이어져 2015년엔 코스피지수 3000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 올해는 주식이 좋아…"금융자산 중 주식 50%까지↑"

지 상무는 금융투자업계에 몸담고 있어 위험선호 경향이 높을 것이란 기자의 예상과 달리 원금보전을 중시하는 투자전략을 주문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원금보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상적인 자산분배 비율인 부동산 60%·금융자산 40%를 염두에 둔 자산 배분 전략을 조언했다.

40%의 금융자산 중에서도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형 펀드와 저축은행을 포함한 은행예금 등 비교적 안정성 높은 상품들을 일정 부분 안고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올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될 수 있어 금융자산 중 주식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통상 금융자산 비중을 구성할 땐 채권형 펀드를 포함한 채권에 20%를 투자하고 은행예금 45%, 주식 및 주식형펀드 35%의 기본 비중을 유지해야 하지만 올해는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기대되는 구간"이라며 "은행예금 비중을 20%로 줄이고 주식을 50% 수준으로 높이는 전략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식 관련 상품으로는 지수 추종형 상품을 권했다.

그는 "주식 관련 자금의 60%는 상장지수펀드(ETF)에, 40%는 중소형주 펀드에 담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