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맞아도 똑바로 멀리…" 헤드 가볍게, 무게중심 낮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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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술 大해부 (1) 관성 모멘트의 비밀
카본소재 헤드 크라운 제작
무게중심은 낮게 분산 배치…스위트스폿 최대한 넓혀줘
카본소재 헤드 크라운 제작
무게중심은 낮게 분산 배치…스위트스폿 최대한 넓혀줘
볼이 헤드와 만나면서 스위트스폿(유효타점)을 벗어나면 슬라이스나 훅 스핀이 걸려 방향이 나빠지고 거리도 줄어든다. 하지만 헤드의 관성 모멘트가 크면 그런 악영향이 줄어들고 볼이 똑바로 멀리 날아갈 확률이 높아진다.
헤드 중심에 볼을 잘 맞히지 못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당연히 관성 모멘트가 큰 클럽을 사용해야 한다. 관성 모멘트는 스위트스폿 구역이 넓을수록 커지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클럽 메이커들은 헤드를 크게 만든다. 드라이버의 헤드 크기를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규제하는 최대치인 460cc로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 클럽메이커들은 관성 모멘트를 높이기 위해 최적의 무게중심을 찾아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최적의 무게중심을 찾아내려면 선행 조건으로 헤드의 경량화가 이뤄져야 한다. 헤드를 가볍게 하면서 거기에서 생긴 여유 무게를 활용해 최적의 무게 중심을 재배치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헤드 페이스가 비틀어질 때 어떻게 무게 중심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관성 모멘트는 달라진다. 이를 놓고 클럽 디자이너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펼친다. 관성 모멘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무게중심을 정확하게 배치하는 법칙은 없다. 정해진 기준점이 없기 때문에 메이커별로 무게중심의 위치는 각양각색이다. 다만 낮고 깊게 만든다는 대원칙은 동일하다.
캘러웨이가 관성 모멘트를 최대화하기 위해 적용하는 기술의 핵심은 ‘카본 컴포지트(합성) 소재’다. 캘러웨이는 헤드 페이스는 티타늄으로 만들지만 그외의 부분은 카본 소재를 사용한다. 가벼운 카본 소재를 사용해서 얻은 여유 무게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김흥식 캘러웨이 이사는 “헤드 페이스의 무게중심을 깊고 넓게 할 수 있는 이상적인 것이 카본 소재”라며 “카본은 티타늄보다 가벼워 여기에서 생긴 여유 무게를 헤드 내부에 재배치함으로써 관성 모멘트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일러메이드는 크라운의 두께를 최소화하고 ‘무게중심 이동 기술(Movable Weight Technology)’을 통해 최적의 무게중심 배치를 찾고 있다. 올해 나온 ‘R11S 드라이버’에 장착된 1g과 10g의 웨이트는 중심 위치를 최대 4㎜까지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김희재 테일러메이드 팀장은 “드로 구질을 원하면 10g짜리 웨이트를 힐 쪽으로 장착하고 스퀘어 구질을 원하면 토(헤드 앞) 쪽으로 옮긴다. 더욱 세심한 무게 중심 이동을 원한다면 4g, 6g짜리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핑도 초경량 고밀도 합금 소재를 활용해 생긴 여유 무게를 효과적으로 재배치해 관성 모멘트를 극대화하고 있다. 핑은 최근에 개발된 티타늄 합금(Ti-8-1-1)을 헤드 소재로 사용해 종전보다 2% 무게를 낮췄다.
강상범 핑 차장은 “헤드를 경량화하는 것이 결국 무게 배치의 자유도를 높여준다. 이에 적합한 소재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 관성 모멘트
‘회전에 저항하는 특성’을 말한다. 볼이 헤드 페이스와 임팩트 순간 비틀어지면서 잘 견뎌내는 정도를 말한다. 관성 모멘트 수치가 높아야 방향성이 틀어지지 않고 비거리도 줄지 않는다. 제조사들은 관성 모멘트를 높이기 위해 소재를 바꾸고 무게중심을 옮기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한다. 골프 룰은 관성 모멘트의 상한치(5900g/㎤)를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