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보다 싼 수입차 시대 열었다."

한국도요타가 18일 출시한 '뉴 캠리'는 가격 경쟁력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도요타는 이전 6세대에서 7세대로 바뀐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을 종전보다 100만 원 내린 3390만 원(하이브리드 4290만 원)에 내놨다. 신형이 구형보다 싸게 판매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풀옵션으로 판매되는 'XLE' 등급을 국내 수입·판매한다. 100만~300만 원 인하된 차값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로 예상되는 관세 및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반영됐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뉴 캠리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그랜저 2.4, 혼다 어코드 등이 경쟁 차종"이라고 밝혔다. 올 한해 3000만 원대 승용차 시장이 뉴 캠리의 가세로 치열한 판매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도요타 '뉴 캠리', "현대 그랜저보다 싸네!"
◆ '그랜저HG 2.4 vs 뉴 캠리' 제원 비교해 보니···

도요타가 현대차 YF쏘나타 2.0 대신 그랜저HG 2.4(수입차는 혼다 어코드 2.4)를 경쟁 차종으로 꼽은 배경은 가격대와 배기량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에서 그랜저HG 기본형은 3190만 원에 팔린다. 하지만 뉴 캠리에 제공되는 내비게이션과 선루프를 옵션으로 포함하면 차 값은 3400만 원(풀옵션 3497만 원)으로 치솟아 캠리보다 비싸다.

차체는 그랜저가 캠리보다 조금 더 크다. 출력과 토크 등 동력 성능은 그랜저가 캠리보다 우위다.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두 차종 모두 같다. 캠리 하이브리드 연비는 종전보다 20% 개선된 23.6㎞/ℓ로 연료 효율성이 향상됐다.

도요타 관계자는 "가솔린 캠리가 주력 모델이지만 고연비를 갖춘 캠리 하이브리드도 올해 판매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상품성 업그레이드···"벤츠 E300, BMW 528 잡고 베스트셀링 도전"

도요타 '뉴 캠리', "현대 그랜저보다 싸네!"
도요타는 뉴 캠리의 가장 큰 특징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꼽고 있다. 전체 길이는 구형과 동일하지만 뒷좌석 탑승자의 다리 공간은 15mm 확대했다.

안전성도 보강했다. 조수석 무릎 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 10개 에어백(동급 최다)을 탑재했다. 또 후방 충돌 시 승차자의 몸이 시트로 깊숙히 가라앉도록 설계된 경추손상방지시트(WIL)가 새롭게 적용됐다. 뉴 캠리는 최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종합 안전성 평가에서 최고등급(별 5개)을 받았다.

그외 HID 헤드램프,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사이드미러 방향지시등, 후진 주차를 돕는 백 가이드 모니터(BGM), JBL 오디오(5.1채널 10개 스피커), 뒷좌석 6대4 폴딩 시트 등 편의 옵션을 달았다.

한국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현지화 전략도 돋보인다. 도요타는 LG전자와 협업으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뉴 캠리에 탑재했다. 또 차량 운행상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도요타 커뮤니케이터'는 삼성전자 갤럭시탭을 선택했다. 2월 말까지 캠리 구매 고객에게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갤럭시 탭 7.0 플러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도요타는 이런 디테일 품목을 앞세워 고객 잡기에 나선다.

이날 한국을 찾은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 사장은 "한국 고객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두 회사(삼성, LG)와 협업을 하게 돼 더욱 매력적이고 좋은 차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도요타는 올해 뉴 캠리를 앞세워 수입차 단일 차종 판매 1위에 도전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BMW 528 등 전통의 인기 모델을 잡겠다는 것. 뉴 캠리 판매 목표 대수는 6000대로 잡았다. 도요타 측은 가격 경쟁력과 사전 계약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6000대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요타 '뉴 캠리', "현대 그랜저보다 싸네!"
◆ '도요타의 얼굴' 캠리, 30년간 장수한 비결은?

캠리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중형 세단으로 인기를 끌었다. 1982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최근 출시된 7세대 모델까지 진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1400만 대 이상 팔렸다.

캠리는 '도요타의 얼굴'이다. 아키오 사장은 "캠리는 전 세계 시장에서 도요타 브랜드를 널리 알린 글로벌 대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선 2009년 대규모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판매 1위를 지켜왔다. 지난해 캠리는 미국에서 30만여대가 팔리면서 승용차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수상 내역도 화려하다. 미국에선 '최고 가치 차량'(인텔리초이스), '최우수 패밀리카'(컨슈머 리포트), '미국 내 가장 고장 없는 차'(컨슈머 다이제스트), '최고 승용차 모델'(JD파워) 등의 굵직한 상을 받았다.

업계는 캠리를 안락한 승차감, 주행 정숙성, 넓은 실내공간 등을 토대로 중형 세단의 기본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한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오카네 유키히로 도요타 수석 엔지니어는 "캠리의 DNA는 정숙성과 승차감, 높은 품질 내구성과 신뢰성으로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도요타 '뉴 캠리', "현대 그랜저보다 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