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을 겪고 있는 미국의 주정부들이 온라인 도박 합법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네바다주와 워싱턴 DC가 온라인 포커를 허용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한데 이어 아이오와주도 온라인 도박의 합법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보도했다. 뉴저지주와 캘리포니아주 의회 역시 온라인 도박을 허용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주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연방정부가 온라인 도박에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주정부들은 40년 전부터 민간의 도박사업을 금지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복권사업을 운영해 왔고 이를 통해 연간 18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했다.

NYT는 주정부의 그런 입장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온라인 도박이 재정난 해결에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오와주는 최근 보고서에서 온라인 도박으로 연간 300만∼1300만 달러의 세수 확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카지노기업 단체인 미국도박협회(AGA)는 이보다 많은 20억 달러의 수익을 전망했지만 이 역시 주정부들이 복권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에 비하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1억∼2억5000만 달러의 세수를 예상하지만 92억 달러의 적자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처럼 수입 전망치가 생각보다 적은 것은 대부분의 주정부들이 온라인 도박 중에서도 포커만 허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포커는 업자에게 유리하게 조작된 기계를 상대로 하는 룰렛이나 슬롯머신과 달리 참가자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거둬들일 수 있는 돈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